[반기업 기조] 韓 기업들 글로벌 경쟁력 대거 하락
글로벌 500대 기업서 ‘韓기업’ 14곳으로 줄어…매출 비중도 0.4%p 줄어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 기조가 지속되는 아래 국내 기업들의 순위도 대거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2020 포춘글로벌 500’을 토대로 한국·미국·일본·중국의 글로벌 기업 수, 매출액, 매출비중 지표 등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등 국내 핵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14개사로, 2019년 16개사 대비 2곳이 줄었다. 반면 중국은 119개사에서 124개사로 5개사 증가했고, 일본은 52개사에서 53개사로 1개사 늘었다. 미국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121개사로 동일했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한국 기업들은 순위 하락이 두드러졌다. 14개사 중 10개사의 순위가 하락했고, 순위가 상승한 기업 수는 4개사에 그쳤다. 삼성전자(15위→19위), SK(73위→97위), 포스코(171위→194위), LG전자(185위→207위), 한국전력(193위→227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500대 기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애플에 순위 역전(애플 9위, 삼성전자 13위)을 허용한 이후 2020년 현재 순위 격차가 7단계(애플 12위, 삼성전자 19위)로 크게 벌어졌다. 49위를 기록한 중국의 화웨이와 삼성전자의 격차도 1년새 46단계에서 30단계로 좁혀졌다.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총 4개사로, 현대차(94위→84위), 현대모비스(393위→385위), KB금융(434위→426위), CJ(463위→437위)였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의 매출액은 2019년 9094억2000만 달러에서 2020년 8004억1000만 달러로 12.0% 축소됐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0년 2.4%로 0.4%p 줄어들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정부의 지속적인 반기업 규제 정책 실행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도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해외 각국이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을 내밀며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는 사이 우리 정부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 신설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정부는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