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성'에 도전장 낸 'LG'

노텔, 통신장비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2005-08-21     홍세기 기자

초대 CEO는 LG, 이사회 의장은 노텔측 지명
10월 공식 출범..지분 50대50…1천200-1천500명 규모

LG전자와 북미 최대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는 통신장비ㆍ네트워킹 솔루션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합작법인 `LG-노텔'(가칭)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LG전자의 네트워크 사업 부문과 노텔의 유통 및 서비스 사업부문을 통합해 오는 10월께 합작사를 출범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자본금 약 3천억원 규모인 이 합작법인에 부동산 및 생산관련  부문을 제외한 네트워크 사업부의 자산 및 인원을 출자한다.

이관대상 자산의 가치는 약 2천900억원으로 합작법인 출자를 통해 현금 약 1억4천500만달러 및 합작법인 지분의 50%-1주를 취득하며 노텔은 50%+1주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LG전자는 신설 합작법인의 2년간 성과에 따라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합작법인의 초대 CEO는 LG전자 이재령 네트워크사업부 부장(부사장), 총운영책임자(COO)은 노텔의 폴 하우스가 각각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5명의 이사회는 노텔측이 의장을 맡는 피터 맥키넌 노텔 무선통신담당 사장을 포함해 3명, LG전자는 2명을 지명한다.

새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 1천여명을 포함해 1천200-1천500명  규모이다.
영업 및 지원 부서가 포함된 본사는 서울의 강남GS 타워로 정해졌다. 또 R&D 부문은 LG전자 안양연구소, 생산관리는 청주공장에서 맡게 되며 네트워크 장비 및 3세대(3G) 시스템 등에 대한 생산은 LG전자가 외주 형식으로 맡게 된다.

양사는 지난 1월24일 통신장비ㆍ네트워킹 솔루션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난 6월까지 합작사를  설립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세부사항의 이견으로 정식 계약체결이 지연됐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통신장비와 네트워킹 솔루션의 개발부터 생산, 마케 팅, 판매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 통합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국내 및 해외  시장개척 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LG전자의 네트워크 사업부문과 노텔의 국내 시장 사업부문의 총  매출액을 합하면 6천억원이다.

김쌍수 부회장은 "새 합작법인은 LG전자가 보유한 첨단이동통신 부문의 앞선 개발능력과 노텔의 세계적인 입지를 결합함으로써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 업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분야의  표준 제정은 물론 치열한 경쟁 속에서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기는 등  공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 노텔 韓ㆍ中 등 亞진출 교두보 겨냥
국내 시장서는 삼성전자 아성 '위협'할 듯

그는 특히 "LG전자는 단말기에 올인하고 노텔은 통신장비에 올인한다"면서  "양사 파트너십은 또 차세대 이동통신을 포함한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필요가  있을  때 협력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웬스 CEO는 "최고의 기술 리더인 LG전자와 함께 아시아 지역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온 노텔에 있어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따라서 이동통신 분야의 2세대가 마무리되고 전세계적으로 3세대 시장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합작사가 설립된다는 점에서 통신장비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두 회사의 협력은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통신장비 및 단말기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올해는 국내와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 3세대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가 본격화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통신장비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이통통신 단말기 시장의 초기 판도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은 '윈-윈 전략'

두 회사는 합작사를 통해 첨단 통신장비와 네트워킹 솔루션의 개발에 있어 초기 개발단계부터 생산-마케팅-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쳐 공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국내 및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에 있어 이번에 출범하는 합작사와 아울러 노텔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신개발 휴대전화를 전략 시장의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더욱 안정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해외로 수출하는 휴대전화의 개발시간 및 통화  품질  향상 등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노텔은 LG전자의 CDMA, WCDMA 시스템 장비 개발 기술에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계 4위 규모인 LG전자 휴대전화와 시너지를 창출, 첨단 휴대폰과 첨단 이동통신 장비의 조화를 통해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노텔은 또 합작사를 통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LG전자의 국내 영업망을 활용, 수익을 확대해 글로벌 영업망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통신장비 부문의 구조조정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관심을 두고 있는 반면 노텔은 국내 유무선 시장 공략과 국내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합작사 설립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두회사, 무엇을 기대하나

LG전자의 경우 단말기와 통신장비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해왔으나 지난 2002년 10월 차이나유니콤의 CDMA 장비 입찰에서  '정치외교적 외부 변수'로 탈락하고 단말기 수출에도 차질을 겪으면서 세계적 장비업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합작사로 편입되는 LG전자 통신장비 부문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25조의 약 2%인 5천300억에 불과하지만 노텔과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향후 합작사의 매출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톱 3의 장비업체인 노텔의 위상과 마케팅 능력을 활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당장 중국 등지에서 LG전자의 단말기를 노텔의 3세대 통신장비 망테스트 등에 활용할 경우 LG전자 단말기의 안정성이 입증돼 향후 단말기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에서 실패를 맞본 후 조직을 경량화했다"면서 "이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됨으로써 오히려 노텔과의 합작사 설립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노텔은 통신장비와 단말기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과는 달리 단말기 부문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WCDMA 단말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LG전자를 협력 파트너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텔은 합작사 설립을 통해 당장 국내 WCDMA 통신장비 시장 진출에 LG전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통신장비-단말기의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국내 WCMDA 시스템 시장의 경우 SK텔레콤[017670]과 KTF[032390]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각각 장비공급 우선 협상대상자로, 노텔을 예비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었다. 따라서 합작사가 설립되면 노텔은 3-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WCDMA  시장에 LG전자와 공동으로 본격 진출하게 된다.

이와 함께 노텔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설립할 계획인 연구개발(R&D)센터는 합작사내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연구개발센터는 3세대와 4세대  이동통신장비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올해 약 1조2천억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이동통신 장비 시장은 삼성, LG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으나 삼성전자가 상당한 차이로 앞서 있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이번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LG전자의 첨단 이동통신 장비 기술과 노텔이 보유한 체계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도입, 국내 점유율 1위인 삼성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국내 시장의 30-50배로 추산되는 해외 이동통신 장비시장에서도 현재 1%에 머물고 있는 점유율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텔은  세계 시장에서 약 25%의 시장을 점유율로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양사, 지분 등에서 힘의 균형 맞춰

LG전자는 노텔이 'LG-노텔'의 지분을 LG전자보다 2주 많이 보유하는 문제에  대해 "합작 법인에 대한 노텔측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대신 최고경영자(CEO)를 LG전자 인사가 맡는 것으로 양사간 힘의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50%±1주 방식은 작년 7월 출범한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TFT-LCD  합작회사인 에스엘시디(S-LCD)에서 적용(삼성 50%+1주, 소니 50%-1주)된 것처럼 합작설립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웬스 회장도 "1주를 더 보유하는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는  하는 것이며 회계상 합작사의 매출, 순익 등을 본사에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경영책임자(CEO)는 LG전자에서, 최고재무관리자는(CFO)는 노텔측에서 파 견되며 이사회는 노텔측 3명, LG전자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LG전자 이재령 부사장, 총운영책임자(COO)은 노텔의  폴 하우스가 각각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