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로 그친 '네이버' 오늘일기 이벤트 논란
14일간 블로그에 일기 쓰면 총 1만6000원 지급 이벤트…부정이용 이유로 3일 만에 종료 참여자 정보 얻고 조기종료 논란…수십만명 참여하자 비용 부담 이유 아니냐는 의혹 나와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네이버가 총 1만6000원을 지급하는 글 작성 이벤트 열었지만 부정이용을 이유로 3일 만에 종료시키면서 참여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참여자의 개인정보만 얻고 이벤트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 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용자에게 총 1만6000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행사 ‘#오늘일기 챌린지’가 시작된 지 3일 만에 종료됐다.
이는 네이버가 자사 블로그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행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네이버는 부정이용(어뷰징)을 이유로 이번 행사를 취소했다. 네이버는 “기획 의도와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참여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급작스러운 이벤트 종료 공지로 당황하셨을 블로거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챌린지 14일 완주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참여해 주신 사용자분들께 혜택을 드리는 것 또한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일부 사용자분들에게만 혜택을 드리게 될 경우 14일간의 포스팅 중 유효한 응모글과 유효하지 않은 응모글을 판별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다만 3일차까지 참여한 이용자들에겐 3일 차에 해당되는 이벤트 혜택 1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참여자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조기 종료에 당혹해하면서 네이버 측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댓글에서 “이럴 거 예상 못 하고 이벤트할 정도로 네이버가 구멍가게였나요?”, “광고 한번 안한 순수 블로그 이용자인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네요”, “신뢰성 잃어서 다음 챌린지는 더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참여 안 할 거 같네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는 “어뷰징은 핑계고 예상보다 참여자가 너무 많아 그런 거겠죠”라며 네이버가 예상과 달리 수십만명에 달하자 네이버가 과중한 비용 부담 때문에 행사를 일찍 끝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번 일로 관련 청와대 청원게시글에도 등장했다. ‘블로그 이용자들을 기만한 네이버 측에 제대로 된 대응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만약 다중 계정을 이용하여 글을 업로드하는 것이 ‘어뷰징’이라면, 이벤트를 기획하기 이전에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예측하고 1인 1계정 원칙을 공지해 이를 사전에 차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네이버는 이용자를 늘리는 이득만 챙기고 정보만 빼갔다”며 “그러면서 약속했던 보상은 회피하며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원과 공정위에 유사한 소비자 피해 상황 등에 대해서 살펴볼 것을 요구하고 관행을 바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