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수교 60주년, ‘영화 미나리’식 공감법

2022-05-06     매일일보
올해 2021년 한국은 그리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카메룬, 호주 등과 수교 60주년을 맞이했고, 스페인과는 상호방문의 해, 러시아와는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내년은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크로아티아, 이란, 이스라엘, 세네갈, 모로코 등과 한국과의 수교가 60주년, 미국과는 140주년, 중국과는 30주년을 맞이한다. 이처럼 2021~22년은 다수의 국가들과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문화외교의 왕성한 계기가 마련된 해다. 상대국가 예술인과의 직·간접적인 교류를 확대,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모두는 지금 코로나로 인해 ‘단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직접적인 교류의 장은 어려워졌고, 그나마 간접적인 방식으로 문화적 소통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간접적인 소통이라도 효과를 극대화하면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영화 미나리를 예로 들어보자. 영화 미나리와 배우 윤여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일으켜 한국 영화와 문화의 힘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그래서 영화 미나리의 성공을 두고 한 영화기자는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공감’이 ‘세상 모두의 공감’이 될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적인 문화는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 한국인의 시야로만 한국 문화를 보는 데서 벗어나 세계인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뒤 세계에 내놓았을 때 소통의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역으로 다른 나라 고유의 문화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을 거친 뒤 우리에게 소개된다면 한국인의 공감의 폭과 깊이는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인 교류의 길이 좁아진 지금이야말로 이런 소통 방식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세계인들이 서로 간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당장 각 나라의 환경 문제만 이해해도 공감대를 높일 수 있다. 환경이란 문화가 만들어지는 터전이요, 틀이기 때문이다. 그 환경에 맞춰서 그 나라의 문화의 특색이 생기니 어쩌면 환경이란 한 나라의 문화와 뗄 수 없는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가령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해수면보다 낮아서 기후변화 문제가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네덜란드의 경우, 환경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코드다. 당장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부터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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