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야당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 아니다"
"흠결 따지는 청문회는 좋은 인재 발탁할 수 없어"
2022-05-10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야당에서 제기된 장관 후보자들의 부적격 논란과 관련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문제삼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청와대의 검증이 완결적인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완전히 검증할만한 기능과 인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국회의 검증처럼 검증의 한 과정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말 유능한 장관, 청와대는 유능한 참모를 발탁하고 싶다"며 "국민도 최고의 전문가와 능력자들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형욱 국토교통부·박준영 해양수산부·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정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주택을 차질없이 공급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개혁할 능력을 갖춘 분을 고심해 발탁하게 됐다"며 "해수부는 한진해운 파산 후 몰락한 해운산업 재건에 큰 역할을 했다. 해운강국 위상 되찾는 것이 해수부 장관이 맡아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훌륭한 능력과 함께 혁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일을 감당해야 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그런 과기분야 인재를 늘리는 방법 중 하나가 여성 진출"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능력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흠결들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됐다. 무안주기식 청문회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며 "도덕성 검증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공개에서는 정책과 능력을 따지는 두 개를 함께 저울질할 수 있는 청문회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제기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납득이 잘 안 간다"며 "과도한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특정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 성향을 의심하는 것은 인재를 크게 낭비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엄정히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윤 전 총장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다 진정한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포말 같은 흐르는 민심이 있는 반면, 강바닥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민심 방향이 있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