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계절 늘 경계의 대상 ‘바다’

해양안전문화 국민의식이 아름다운 봄꽃들 만큼이나 활짝 피어나길 기대

2022-05-10     오범택 기자

[매일일보] 파출소 출근 길, 긴 겨울을 잘 견디어 온 진달래가 그토록 아름답더니 이젠 유채꽃과 연산홍이 한창인 봄의 기운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알록달록 봄의 정취도 잠시, 하루하루 해양안전 무사고를 기원하며 최일선 파출소로 나서는 30여년 내내 한결같은 무게감으로 해양경찰 푸른 제복 매무새를 다잡게 만든다.

특히 상춘객(賞春客)들이 몰리는 주말 연휴엔 긴장을 끈을 더욱 놓지 못한다.

지난해 태안해양경찰서 관내에서만 모두 220척의 선박사고를 비롯해, 연안해역 익수자 20명, 고립자 114명, 표류자 26명, 추락자 7명, 기타 10명 등의 크고 작은 연안안전사고가 이어졌다.

최근 관내 순찰활동을 마치고 귀가하여 가족과 식사하던 중 파출소 근무팀장으로부터 다급한 비상소집 응소전화 한 통을 받고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주말 가족과 바닷가에 놀러 왔다가 홀로 갯바위 낚시를 나선 50대 남성이 연락 두절돼 밤샘 수색에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이튿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항상 바다를 대하며 살지만 우리들에게 가깝고도 먼 바다는 봄·여름이든 가을·겨울이든 상관없이 늘 경계의 대상이다.

잔잔해 보여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성난 파도로 다시 밀어내곤 하는 게 바다다.

태안해양경찰서 모항파출소에서는 늘어나는 해양사고 예방·최소화를 위한 노력으로 지자체, 어촌계, 선주협회 등과 적극적인 협업행정을 펼치고 있다.

어업인, 수상레저 종사자, 낚시인, 해루질객 등을 대상으로 △구명조끼 착용 생활화 △물때 및 기상정보 확인 △119전화 및 스마트폰 해로드 어플 긴급신고 요령 등의 안전수칙과 비상상황 대응요령을 담은 휴대폰 방수팩 등의 해양안전 홍보물품을 준비해 ‘안전한 바다 만들기’ 홍보캠페인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에 강한, 신뢰 받는 해양경찰’로 국민께 보답할 것을 다짐하며 불시야간 구조훈련 등을 수시로 실시해 긴급출동 즉응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상춘객들의 봄 맞이가 끝나면 다시 여름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바다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낭만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안전부주의로 목숨까지 잃는 불행의 장소가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명심해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각종 해양안전관리 정책들을 펴 나가고는 있으나 모든 해양사고 안전을 담보해 주진 못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바다안전만큼은 무엇보다 구명조끼 착용 등 개별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해양안전문화 국민의식이 아름다운 봄꽃들처럼 활짝 피어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다를 찾는 내 이웃과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방심할 수 없는 하루를 함께 든든히 지탱해 주고 있는 해양경찰 동료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태안해양경찰서 양순규 모항파출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