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오락가락' 28GHz 5G 정책에 통신 리더십 난항

정부의 28GHz 상용화 선언 ‘공염불’로 통신사 수익성 반발에 추진력 지지부진 세계 최초 상용화 후 5G 실질 효과 없어

2021-05-10     이상래 기자
SK텔레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우리나라 통신 사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진짜 5G’로 불리는 5G 28GHz 통신장비 사업을 둘러싼 통신사와 공급사의 평행선을 두고 정부가 명확한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면서다.

10일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5G 통신사업의 장기적 안목 없이 세계 최초 상용화에만 몰두했던 나머지 28GHz 장비 도입은 진척이 지지부진하다”며 “여전히 28GHz 장비 상용화를 두고 통신사와 공급사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5G 상용화와 관련해 최대 20Gbps 통신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4G(LTE) 대비 20배나 빠른 속도라고 대대적 홍보를 해왔다. 이는 ‘진짜 5G’로 불리는 28GHz 통신장비가 낼 수 있는 속도다.

실제는 이러한 28GHz 무선국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고작 100개도 안 되는 상황이다. 국내 5G 스마트폰 중에서는 28GHz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없다. 통신사들이 28GHz 장비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전국망 설치 비용이 20조원에 달하는 데 돌아오는 수익성은 미지수라는 게 이유다.

통신사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28GHz 서비스에 대한 통신사의 투자 의무를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28GHz 도입 포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정책 신뢰성의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뒤집기에 삼성전자와 같은 5G 장비 공급사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 장관이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28GHz가 일상적인 환경에서 사용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실증했다. 하지만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서비스 모델이 확실하지 않고 기술과 장비 성숙도도 높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8GHz 상용화 문제를 정부가 기업들에게 떠넘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8GHz 도입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과 서비스 시범 사업을 넓히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