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자 연행하더니 ‘안전성’ 논란까지

'아찔한' 광화문광장…개장 이틀만에 차량 침범

2010-08-03     서태석 기자

야4당-시민단체 "광화문광장은 나쁜 광장"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광화문광장 개장 3일 만에 첫 연행자들이 발생한 가운데 광화문 광장을 운행중이던 차량이 광장을 침범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3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20분께 광화문 광장 옆 도로를 달리던 택시 한 대가 3차선에서 4차선으로 진로변경을 하다 운전부주의로 옆 차량과 부딪힌 후 광장내부로 약 20여m를 침범했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광장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광장을 개장하기 전부터 제기돼 온 안전성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 광장은 양쪽에 있는 5차선 도로와 광장을 구분하기 위한 안전턱이 15㎝에 불과해 차량의 광장 진입 가능성 등 안전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야4당 서울시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의 광화문광장 사용을 제한하는 광화문조례 등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오전 11시30분께 관계자 10여명이 연행됐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3차례 해산명령 후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를 비롯해 참여연대와 문화연대 회원들 10여명을 연행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기자회견은 신고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신고할 필요가 없었지만 경찰은 불법 집회라고 주장했다"며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야4당 서울시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3일 광화문광장 개장과 관련, "광화문광장은 시작부터가 서울시의 거짓말로 시작된 나쁜 광장"이라고 비난했다.이들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조례를 통해 집회와 시위를 막겠다는 시울시의 방침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없는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정원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이들은 광화문광장의 조성과정에 대해 "이 광장을 짓기 위해 시민의 혈세 475억원이 들었지만 어떤 누구도 광화문광장이 그렇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아는 시민은 없었다"며 "시민의 돈으로 만들었으면서 시민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맘대로 만들어진 나쁜 광장"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일반 시민이 광화문광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의 이중허가를 받아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이중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반면 서울시는 누구의 허가도 받지 않고 사용의 우선권을 가진다"며 "시민의 머슴이 주인노릇을 하는 광화문광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광화문광장을 되찾기 위한 활동의 개시를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광장을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