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에 실손보험 적자 해마다 ‘수조원’

일부 가입자 도덕적 해이…자기부담 없는 1세대 손실 ‘심각’

2022-05-1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작년 한 해만 실손보험의 적자 규모가 무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지속하면서 5년 연속 적자 추세다.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손 손실은 여전해 지속가능성이 우려 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판매사들은 지난해 2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실손보험은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손실이다. 보험사별로는 생보사 손실이 1314억원으로 전년보다 274억원 줄어든 반면, 손보사 손실은 전년보다 149억원 많은 2조3694억원까지 늘었다. 상품 종류별로 보면 일반실손(1·2·3세대) 상품 모두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자기부담금이 없는 1세대(구 실손) 실손에 대한 손실 규모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실손은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편이다. 실손보험이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 배경은 가입자들의 비급여 진료 영향이 가장 크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은 63.7%로, 전체 국민 건강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비중(45.0%)보다 상당히 높다. 보험금 청구액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허리디스크, 요통, 어깨 병변)과 안과 질환(백내장)이다. 비급여 비중은 의원(81%)과 병원(78%)급에서 높고, 상급병원(42%)일수록 감소했다. 병·의원의 주요 비급여 항목은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한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백내장 관련 치료재료인 조절성 인공수정체 등이었다. 금융당국은 과잉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가 실손보험의 존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손 전체 가입자 중 1년간 무사고자 비중은 65%에 달하고, 가입자의 83%는 납입보험료(연간 평균 29만6000원)보다 더 적은 보험금을 받는 상황이다. 일부 보험사에선 가벼운 질환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진단비와 일당,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정액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러한 상품이 불필요한 수술과 치료를 유발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누수를 부추기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에 대한 필수적인 치료비는 보장을 강화하되, 보험금 누수가 심한 비급여 항목은 지급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