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동북공정] K게임, 중국 진출 막막…中게임, 안방 넘 본다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톱10서 중국 게임 3개 포진
판호 발급 기준 더 엄격해져 한국 게임 중국 진출 막막
2022-05-12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중국 게임의 거센 국내 공세 속에 한국 게임은 중국 진출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중국이 안방은 걸어 잠그면서 한국 안방 잠식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12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를 보면 1위 리니지M, 2위 리니지2M, 3위 기적의 검, 4위 쿠키런: 킹덤, 5위 삼국지 전략판, 6위 로블록스, 7위 세븐나이츠2, 8위 라이즈 오브 킹덤즈, 9위 브롤스타즈, 10위 그랑사가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위 기적의 검, 5위 삼국지 전략판, 8위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중국 게임들이다.
여기에 텐센트의 전략 체인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백야극광’이 국내 출시를 앞두면서 중국 게임들의 안방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게임 심사 더욱 강화하는 중국 당국
이러한 가운데 정작 한국 게임은 중국 진출길이 막막한 상태다. 게다가 앞으로 중국 당국이 판호 발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가 지난달부터 ‘게임심사채점제’를 통한 판호 심사를 시행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 허가권이다. 따라서 판호가 발급되지 못하면 중국에서 게임 등 콘텐츠물을 출시할 수 없다. 게임심사채점제는 게임이 최종 심사를 마친 후, 심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해당 게임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채점된 점수는 판호 획득에 영항을 주며, 3점 이상을 받아야 판호 승인이 될 수 있고, 동일 조건 하에는 4점 또는 4점 이상의 게임을 우선순위로 승인한다.
게임심사채점제 주요 내용을 보면 △‘관념 지향’ △‘원조 창작’ △‘제작 품질’ △‘문화적 의미’ △‘개발 정도’ 등 5개 항목에 채점을 하고 5개의 점수를 종합해 최종 점수를 계산한다.
가장 우려되는 항목은 ‘관념 지향’ 항목이다. ‘관념 지향’ 항목은 △게임 주제 △플레이어의 역할 △메인 플레이 방식 등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 여부, 긍정적 에너지 전파 여부, 도덕 교육 육성에 적합 여부, 정확한 역사관·인생관·가치관·세계관 구비 여부 등을 심사한다.
판호 심사 대상이 되는 게임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느냐가 게임심사 채점의 주요 항목으로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최근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 국내 게임업계가 된서리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길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왔다.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은 약 4년 만이다. 지난 2017년초 중국은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 발급을 해주지 않았다.
◇한-중 간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아야
중국 게임전문매체 게임룩에 따르면 2019년 총 1570개의 게임이 판호를 발급을 승인 받았다. 2020년 승인을 받은 게임 수는 1405개이며, 판호가 있는 전체 게임 수는 전년 대비 10.5% 줄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기존 한국 게임의 대폭 수정 등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막혔고 중국 게임들의 국내 진출은 아무런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판호 발급을 받지 못해 추산되는 한국 게임업계의 피해액은 약 4조원에 이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1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을 자동적으로 해줄 것으로 보이지 않아 외교부에 판호 해결 의지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게임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판호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