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동북공정] 방송계 중국풍 ‘논란’…텐센트 투자한 국내 게임계는?
중국 정부, 콘텐츠 중심 ‘문화 강탈’ 야욕
중국 자본에 자유롭지 못한 국내 콘텐츠 ‘우려’
텐센트, 게임 이어 영상도 투자…영향력 지속 확대
2021-05-12 정두용 기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중국풍 논란이 거세다. 중국 정부가 대형 자본을 앞세워 콘텐츠 시장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문화 강탈을 벌이고 있다.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제작된 국내 영상 콘텐츠에서 ‘중국풍’ 장면들이 대거 발견돼 대중의 반발을 샀다. 국내 게임업계도 중국 기업 텐센트의 자본이 흘러들어온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에 이어 국내 게임에서도 ‘중국풍’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수면위로 드러난 논란은 중국 게임사 위주지만, 언제 국내 게임사들도 ‘차이나 리스크’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들에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올해 초부터 △액트파이브 △로얄크로우 △라인게임즈 △앤유 등 국내 게임개발사에 대형 투자를 잇달아 발표했다. 각 사별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상황은 대형 게임사라고 다르지 않다.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55%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크래프톤의 지분은 13.2%로 2대 주주에 올라있다. 텐센트 관계사 이이스빌은 카카오케임즈의 지분 5.63%를 확보한 상태다.
텐센트 투자를 받은 국내 업체가 ‘중국 정부의 입김’에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콘텐츠를 통한 문화 강탈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어 이 같은 지적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 출판국은 최근 게임물 판호 심사 기준에 대놓고 ‘사회주의 가치관과 부합’과 ‘중국 문화 확대 여부’를 넣기도 했다.
중국 게임은 국내 문화 강탈에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는 ‘샤이닝니키’의 국내 출시를 기념해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선보였다. 이후 중국 내에서 ‘자국의 옷인 한복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자, 해당 의상을 파기·회수 조치하고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복을 중국 전통의상이라고 인정한 데 따른 조치다.
차이나 리스크는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지난 3월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노골적으로 중국풍 소품과 의상을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도 중국 비빔밥 간접광고(PPL) 논란이 됐다. 두 드라마의 광고대행사가 같은 업체인 게 드러나며 대중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텐센트는 영상 콘텐츠업계에서도 등장한다. JTBC 드라마를 제작하는 JTBC 스튜디오가 지난해 중국 텐센트에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또 △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텐센트와 업무 협약을 맺거나 특수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을 받아 제작하는 콘텐츠는 중국 정부의 문화공정에 이용될 수밖에 없다”며 “영상뿐 아니라 게임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선 투자를 거절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형 시장인 중국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국내에서만 자본을 확충해 대형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