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오른 ‘교갱’의 ‘대정치시대’ 옥한흠 목사는 어떤 심경일까
교갱 인사들 ‘교권’ 맛 알게 됐나? “중이 고기 맛 알면 절에 빈대 안 남아”
2022-05-13 송상원 기자
총신대 재단이사장 선출 사태가 불러온 총회 정치 지형 변화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이와 관련한 말을 하고 있다. 2년 전 오정호 목사가 소강석 목사에게 밀려 부총회장 선거 출마를 포기했기에 마음의 빚을 진 소 목사가 내년에 오 목사를 부총회장 단일후보로 만드는데 힘을 실을 것이라는 설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으나 이번 총신대 재단이사장 사태로 인해 이제 그렇지 않게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총신대 재단이사장 선출 전 교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고 이와 더불어 교갱 인사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배후에는 오 씨 형제들이 있다는 소문이 돌자 교갱 법인이사인 오정호 목사는 갑자기 입장문을 발표하며 소강석 총회장을 재단이사장으로 단독 추대해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갱 인사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총회장의 의견 대립이 심화된 후 배후로 지목되자 뒤늦게 소강석 목사를 지지하는 모양새였다. 이를 본 다른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제발 저린 듯한 모습이라는 평이 나왔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오 목사는 교갱 내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기에 교갱 측 인사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총신대 재단이사장 투표 결과를 보면 전혀 영향이 없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오정호 목사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 드러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향후 부총회장 선거는 ‘교갱’ 대 ‘총회 사수 세력’ 양상일 듯
이렇게 되면 내년 부총회장 선거는 오정호 목사가 단독 후보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갱과 오정호 목사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기에 총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들 중 정치력과 평판이 좋은 인사가 부총회장 선거에 나설 경우 ‘교갱’과 ‘총회 사수 세력’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표결에 붙이면 총대 수가 확연히 열세인 교갱 세력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도 좋지 않다. 현재 교갱의 핵심 인사들은 창립 정신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 원로)가 1996년 교갱을 창립할 당시에는 교권과 철저히 거리를 두며 순수하게 개혁을 외쳤지만 옥 목사 사후에는 교갱 인사들이 끊임없이 교권을 잡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만약 교갱 인사들의 이런 모습을 옥한흠 목사가 본다면 어떤 심경일까.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안 남는다”는 말이 있다. 교갱 핵심 인사들이 교권의 맛을 알게 된 것이라면 종착지는 굳이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교권을 좇던 목회자들의 말로가 어떠한지는 누구보다 교갱 인사들이 많이 봐왔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