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성장률 4%’ 장담했는데...KDI “백신 접종 당겨져야 가능”
KDI "올 성장률 3.8%...4%는 정책의지 강하게 반영돼"
2021-05-13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전망했다. 기존 3.1%에서 대폭 상향 조정한 수치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호언장담한 4%에는 못 미친다. KDI는 “백신 공급이 충분하다면 3.8%보다 높은 숫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한 3.1%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상향 조정은 수출의 급속한 회복을 감안한 것이다. KDI는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8.1% 늘어나며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4%로 제시한 바 있다. KDI 전망보다 더 낙관적인 수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숫자가 3.8%”라며 “정부 전망은 정책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1대 1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좀 더 빠르게 접종될 수 있다면 3.8%보다 높은 숫자도 가능하고, 백신 보급에 차질에 생긴다면 회복이 조금 더 지체되는 모습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백신 보급에 따라 내수 회복이 좌우되고, 성장률도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KDI는 정부 계획대로 11월에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을 전제로, 내년에야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올해 수출이 개선되며 3.8% 성장한 후 2022년에는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서 3.0% 성장할 전망”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정부가 집단면역을 11월에서 9월로 앞당길 경우 4%대 성장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3.8% 성장은 올 연말에 충분히 많은 백신이 공급돼 국민 상당수가 접종을 마쳤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접종 시기가 빨라진다면 성장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차질이 생긴다면 회복이 더딜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내년 상승률을 1.1%로 예상했다. 또 취업자수는 올해 19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