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이노베이션, 근심 털어내고 배터리 톱3 목표로 질주

소송 합의 체결하고 이행 절차 마무리 작업 중…배터리 부문, 매년 2배씩 성장

2022-05-17     조성준 기자
SK이노베이션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만 2년을 끌어온 LG와의 배터리 분쟁이 마무리된 만큼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적기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5일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결정에 따른 합의를 체결했다고 1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주요 내용은 △국내외 모든 분쟁 상호 취하 △현재 소송 중인 특허 및 영업비밀 관련 발생한 모든 책임면제 및 영구적인 라이선스 △양사 특허에 대해 향후 10년간 원칙적 부쟁송합의 △이에 대한 대가로 LG에너지솔루션에게 일시금 1조원과 총 1조원 한도의 로열티 지급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될 일시금과 로열티 합산액(예정)은 연결 자기자본의 100분의 2.5 이상에 해당한다”면서 “세부적인 사항의 결정 및 구체적인 실행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위임한다”고 밝혔다. 골칫덩어리같던 소송전이 일단락되면서 SK이노베이션은 다시 한 번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무엇보다도 소송 합의로 SK 배터리 사업의 지렛대로 작용할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계획대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소송 합의의 가장 큰 수확이다.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이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2공장을 건설 중인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서 올해 1분기 526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전 분기 대비 매출이 80%나 오르며 고속 성장 중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서 2019년 1분기에 1295억원, 작년 1분기 2888억원 등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윤형주 SK이노베이션 배터리기획실장은 “한 번 충전 시 700㎞ 주행 가능한 배터리를 2023년에 완성하려 한다”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시기를 2022~2023년께로 점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수주 잔액은 600GWh로 매출액 기준 80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SK가 소송 리스크도 사라졌고, 글로벌 톱 3에 도전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대표가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적절한 시기가 되면 분할안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분할이 실현되면 신규 자금 확보 등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