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부동산 정책에 당내 반발 확산...정부 "갑론을박 걷어내야"

재보선 참패에 부동산 변화 시도했지만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서 그칠 공산 커

2022-05-20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박지민 조민교 기자] 20일 여당이 부동산특위를 열고 재산세 감면 확대 등을 논의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종합부동산세(종부세)·양도소득세(양도세)·대출규제 완화 문제는 당내 반발이 거세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재보선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에서 부동산 정책 조정이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산세 감면 확대만 동의” 반발 송영길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은 부동산특위가 열린 이날도 계속됐다. 최근 강도 높은 반대 목소리를 내 온 강병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나와 종부세·양도세·대출규제 완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동산세 조정과 관련해 △양도세 중과 6월 실시 유지 △종부세 9억 기준 원안 유지를 전제로, 재산세 감면 대상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리는 절충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양도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다주택자에게 굴복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전체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는 조치”라고 했다. 또 종부세 기준 상향에 대해서는 “종부세 납부 의무자는 우리 5000만 국민 중에 1.3% 정도다. 이분들의 목소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갑작스러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잃어버린 무주택서민들이 수천만 명”이라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핵심은 시장에 충격과 공포를 줄 수 있을 정도의 대량의 공급대책을 내놔서 시장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런 와중에 대출을 확 풀어서 집을 사게 하는 것은 우리 정책기조와는 안 맞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어 “송영길 대표도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90%까지 늘리는 것보다는 정부와 협의 조정에서 다른 지혜로운 방식을 찾겠다고 말한 것 같고, 실수요자들에게 맞춤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이런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윤호중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라디오에 나와 송 대표의 ‘누구나 집 프로젝트’에 대해 “와전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추미애, 재산세 감면 확대도 반대 민주당내 반대 목소리는 확산세다. 부동산 문제를 담당하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소병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한 댐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쥐구멍에서 시작한다”며 “부동산과 관련해서 원칙을 건드리면 정책의 근간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부동산특위가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춘다’는 방침을 대원칙으로 제시한 데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종부세와 재산세는 보유세이고 거래세는 취·등록세를 말한다”며 “양도세는 보유세도 거래세도 아니다.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벌이가 있으면 내야 하는 소득세”라고 했다. 양도세를 손대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재산세 감면마저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대표를 지낸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정은 재산세 감면이 아니라 오히려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꾸준히 올리는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며 “재산세를 감면하는 정책은 당장은 달콤하지만 총체적 난국을 더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산세 감면을 확대하는 데 대해 “내 집 가격은 오르기를 바라면서 세금은 적게 내겠다는 이중적 심리에 영합하는 대증요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與 혼선 지켜보는 정부 “내달 결론내야” 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에 정책 주도권을 넘긴 정부당국에서는 민주당 내 혼선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기존 부동산 정책의 일부 변화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과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며 “기존 부동산 정책의 큰 골격과 기조는 견지하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민의 수렴, 당정 협의 등을 거쳐 가능한 한 다음 달까지 모두 결론내고 발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전환되는 조짐을 경계하며 “5월 중 관련법 개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여당에서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정비법, 소규모정비법, 도시재생법, 주택도시기금법, 주택법, 토지보상법,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토지이용규제법 등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