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전세가율 80% 육박…매수세 몰려

올해 4월 지방 전세가율 약 77%, 수도권보다 12%p 높아

2022-05-21     나광국 기자
4월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지방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육박하거나 넘어서면서 아파트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매매와 전세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내 집 마련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대부분 비규제지역에 해당돼 대출, 청약 등 규제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4월 지방(수도권 및 광역시 제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전세가율)은 77.84%로 나타났다. 같은 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전세가율이 65.1%인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p)나 높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82.19%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강원 80.87% △충북 80.24% △전남 78.69% △경북 78.36% △충남 78.09% △경남 73.76% △제주 67.02% 순이며,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전국 평균 전세가율 70.1%를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이 지방 아파트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지방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는 총 36만8091가구로 직전 동기(2011년~2015년) 43만8736가구보다 약 16.1%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가 26.81%(57만3017가구→72만6617가구)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방의 아파트 거래량은 대폭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방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6만7154건으로 전년 동기 5만5508건보다 약 20.9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일례로 올해 4월 충남 아산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모종 네오루체’는 51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1491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61.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남 김해에서 분양한 ‘김해 푸르지오 하이엔드 2차’는 108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1088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19.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전북 군산에서 분양한 ‘더샵 디오션시티 2차’의 경우 1순위 평균 58.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청약 광풍의 원인을 지방 대부분이 비규제지역에 속해 있어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고강도 규제가 잇따르면서 대출이나 청약, 전매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방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은 갈아타기 수요가 풍부하고, 높은 전셋값에 따른 매매가 상승 여력도 높은 편이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신규 단지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되고, 수도권이나 광역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규제 부담이 낮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에서 공급되는 신규 분양 단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다음달 전북 익산시 마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익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면적 59~126㎡ 총 454가구다. 전북 익산에 들어서는 첫 번째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조성된다. 비규제지역인 만큼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 이상,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도 1순위 자격이 되며 계약 직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DL이앤씨는 이달 충남 서산시 석림동 일원에 ‘e편한세상 석림 더노블’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8개동, 전용 84~114㎡ 총 523가구 규모다. 반경 500m 이내에 동문근린공원, 서산우체국, 롯데시네마, 충남서산의료원 등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단지 서쪽으로 뻗어 있는 서해로를 이용하면 서산 외곽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며,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까지 접근하기도 쉽다. 포스코건설도 이달 경남 거제시 상동동 거제상동4지구 일원에 ‘더샵 거제디클리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5층, 13개동, 전용 74~98㎡ 총 1288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단지에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에 있다. 단지 옆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계획이며 고현중, 상문고와도 가깝다. GS건설은 오는 8월 강원도 동해시 효가동 일원에 ‘동해자이(가칭)’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9개동, 전용 84~161㎡, 670가구 규모다. 동해고속도로 동해IC와 KTX 동해역 모두 차량으로 5분 거리에 도달할 수 있다. 7번 국도와 인접해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