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단점을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
[매일일보] “좀 꼼꼼하게 봐라. 왜 이렇게 덜렁거리냐?” 신입사원 시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질책이었다. 타고난 성격이 급한 나는 맡겨진 일을 빨리 해치워야만 직성이 풀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처리 과정에서 하나하나 체크하는 꼼꼼함까지는 갖지 못했다. 내가 근무하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의 업무중 하나는 ‘지적도’라는 토지관리에 매우 중요한 도면을 작성하는 일이다. LX에서 작성한 도면은 국민 토지소유권 보호에 큰 역할을 하게된다. 신입사원 시절 내가 작성한 도면은 관련 법 규정에 안 맞는 글자 크기, 색상 등을 이유로 매번 지적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꼼꼼함을 기르기보다는 내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빠른 일처리가 가능한 내 장점을 살려서 다른 사람들이 도면 1장을 만들어낼 때 3~4장을 만들었고, 내가 완성한 도면의 잘못된 부분은 선배에게 검토 받아서 보완했다. 우리 팀은 다른 팀보다 항상 일찍 퇴근했고, 나를 질책하던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현재 상급 부서에서 근무하며 일처리가 빨라서 좋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만약 신입사원 시절에 꼼꼼함을 챙기기 위해 내 장점이었던 스피드를 버렸다면 나는 둘 다 잃는 실수를 했을지 모른다.
단점을 극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또 그러한 노력을 했더라고 극복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단점을 완벽하게 극복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더욱이 어떤 때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시간으로 인해 나의 장점이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단점을 극복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훨씬 쉽고, 나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줄 수 있다.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달리는 자동차를 유턴 시키는 것이라면 장점을 강화하는 것은 달리는 자동차를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같다. 우리는 더 쉽고 효과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은 자신의 저서‘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서“자기계발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스스로 차별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Jim Collins)도 “자신만의 장점을 단순화하고 모든 자원을 그것에 집중하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단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었다. 학창시절부터 또래 관계가 좋지 않고 선생님과의 마찰이 잦아 문제 학생으로 인식되었으며, 대화할 때는 말이 장황하게 많아 사람들은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소방호수에서 물을 한 모금씩 마시려는 것과 같다”라고 할 정도였다. 애플을 설립하고 나서도 직설적인 성격과 대인관계의 부적응 문제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런 갈등이 도화선이 되어 나중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41세에 애플로 복귀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들로 애플을 전 세계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도 한두 가지 단점은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단점에 집중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들의 강점에 주목한다. 그들은 자신의 장점과 강점에 집중하고 극대화시켜서 성공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라. 당신의 장점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지금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기억도 안 나게 만들 수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