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막겠다' 계파 논란 가열에 진흙탕 본선 우려

컷오프 앞두고 나경원·주호영 계파 논란 증폭시켜 이준석 발끈 "탐욕스러운 선배들" 반격에 더 확산

2022-05-27     조현경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조현경 김정인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컷오프 발표를 앞두고 당권주자 간 계파 논쟁이 더욱 거세지면서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컷오프 이후 본선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이준석 돌풍을 막으려다 정권교체를 견인할 수 있는 변화의 바람마저 막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진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27일 라디오에 나와 "지금 뽑히는 당대표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특정 대선후보와의 친분 관계가 뚜렷하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하더라도 그게 시비가 되는 것"이라며 이 전 최고위원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공공연하게 어떤 사람(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 만드는 게 내 목적이라고 이야기를 했으니까 계파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유승민과 이준석은) 특별한 인연 관계가 많다. 그(유승민)의 사무실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또 아버지와도 관계가 있고 이런 문제들 때문에 아마 그런 시비를 못 벗어날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또 "계파라면 지금 유일하게 유승민계파가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 않느냐"며 "의원들 십 몇 명 정도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계파 논란의 진원지인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논란을 더욱 키우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라디오에 나와 "어제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도 한 말씀하셨는데 실질적으로 특정 계파 출신의 당대표가 됐을 경우에 국민의당과의 단일화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있어서 지금 특정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계파는 굉장히 서로 사이가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야권 통합 당대표가 되어야 될 텐데 잘못해서 야권 분열의 당대표가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는 전날 이 전 최고위원이 자신을 향해 '구 친박계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다'고 반격한 데 대해서는 "친이, 친박이라는 계파는 지금 대선 후보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사실 의미도 없다"고 했다. 주 의원과 마찬가지로 현재 국민의힘 내 계파는 유승민계 하나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전날보다 더 강도 높은 반격에 나서면서 계파 논쟁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중진주자를 겨냥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며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와 강도 높게 개혁을 주제로 치러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이 "듣기에 섬뜩한 이런 표현들이 더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고 반격, 논란은 확산일로를 달리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후보도, 특정 인물을 적대시하고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전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저는 당 대표가 되어도 이른바 유승민계와 공존할 것이고 유승민 전 의원도 한 명의 대선주자로서 공정하게 경쟁하실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며 화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담겨진 속뜻은 유승민계 존재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계파 논란이 갈수록 혼탁해지자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사태의 본질은 단순하다. 이른바 중진들의 치졸한 낙인찍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35살 청년 이준석 하나 이겨보겠다고 무덤 속에 파묻혔던 계파까지 끄집어내 모처럼 찾아온 축제 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부끄러운줄 알라"고 두 중진주자를 겨냥했다. 또 당내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준석발) 변화 바람에 휩쓸려 떠내려갈까 나도 두렵다"면서도 계파 싸움으로 몰아가선 안된다는 호소문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