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산업 새출발]신재생에너지 대규모 투자에도 마르지 않을 현금

발전 5사, 올 환경설비 1조 투자…안정적 이익창출력으로 재무상태 방어

2022-05-30     이재영 기자
발전사들이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전력그룹사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 사장들은 대규모 에너지 전환 투자를 추진하면서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는 게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기존에 이미 막대한 투자금을 사용해 재무부담이 누적돼온 발전사들이 안정적 영업실적을 시현하며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지 주목된다. 지난 28일 한국전력공사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제21대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승우 한국남부발전 사장, 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 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 시장형 발전 공기업들의 사장 인선이 마무리됐다. 신임 사장 체제로 새출발하는 전력그룹사들은 에너지 대전환 정책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경영평가로도 연결될 최대 과제로 진단된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임 사장 부임 첫해인 올해 발전사들은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투자금을 집행할 것이 예고됐다. 발전 5사는 환경설비 관련 투자금만으로 지난해 총 618억원을 집행했다. 남부발전 147억원, 남동발전 224억원, 중부발전 125억원, 동서발전 122억원씩이다. 올해는 관련 투자금이 1조973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발전사별로 각각 남부발전 820억원, 남동발전 2788억원, 서부발전 38억원, 중부발전 4933억원, 동서발전 2394억원씩 투자금이 설정돼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 위해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금지, 노후석탄발전 폐지 등과 더불어 발전소 환경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해왔으며 발전사들의 환경투자금은 그 일환이다. 정부는 발전사들을 통해 2017년부터 임기 내 약 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발전 5사는 2017년 2963억원, 2018년 4677억원 2019년 883억원을 선 집행했다. 작년 618억원과 올해 1조973억원을 포함해 2022년 6946억원을 투자하는 일정도 미리 잡혀 있다. 이에 따라 신임 사장들은 재무상태를 방어하기 위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듯 보인다. 남동발전의 경우 석탄발전소 폐지 및 임시 중단 후 재가동 일정으로 단기적인 실적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연료전환사업을 통한 재가동,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투자를 통한 발전용량 유지, 정산조정계수 조정 등으로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남동발전은 또한 녹색채권을 발행해 환경 관련 투자금 부담을 완화시켰다. 남부발전은 작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57.3%로 과거보다 재무안정성이 저하됐으나 연간 이익창출력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재무안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작년 말 기준 국내 발전설비의 8.8%, 전력거래량의 8%를 점유하며 원가경쟁력이 우수한 기저부하 발전기 비중이 53%를 차지해 사업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동서발전도 국내 발전설비 용량의 약 8.7%를 점유하며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전력판매량과 단가가 하락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설비투자 규모 등을 전기 판매단가에 반영하는 현행 변동비 반영 시장(CBP) 체계에 따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되찾을 전망이다.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 투자를 2023년까지 진행하면서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지난달 총 2300억원 규모 무보증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A(안정적) 신용등급을 받는 등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부발전도 ESG채권을 발행해 환경 투자비용을 충당했다. 정부의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정책에 따라 보령 1, 2호기(1000MW)가 지난 1월 조기 폐쇄된 부담이 있지만, 신서천 제1호기(1000MW)가 올해 안에 준공돼 발전용량이 유지될 예정이다. 신서천 1호기가 준공되면 단기적으로 투자부담도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