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호재와 악재 감별법

2021-06-01     성동규 기자
현재 부동산은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삼켜버린 악마로 변해버렸다.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상승 탓에 국민의 관심이 부동산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정치권의 행보를 살펴보면 부동산 시장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듯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종부세 완화와 재산세 감면 그리고 대출규제완화라는 포큘리즘적 정책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신임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집값에 불을 붙이고 민간 위주의 공급을 주장하며 정부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다.  따지고 보면 이런 정책들은 정치적으로도 제도적으로 쉽게 진행될 수 없다. 그런데도 시장에선 이를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 회복, 성장, 활황의 사이클이 돌고 돈다.  이제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기보다는 시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장참여자들은 주택가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들을 파악하고 요인 간 상관성의 강도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매물증감, 둘째는 거래량과 가격 변화, 셋째는 수요와 공급요인의 현황파악, 끝으로 넷째는 대외변수 변동성과 국내외 금리 변화로 압축된다.  4가지 요인 중 3가지 이상이 부정적으로 판단되면 이는 향후 시장의 하향화 변환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대로 3가지 이상이 긍정적인 지표로 나타난다면 이는 상승장으로의 방향이라고 예측하면 될 것이다. 시장 현황을 하나씩 살펴보자 매물 증감 추이의 경우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6000가구, 전세 2만2000가구, 월세 1만6500가구를 기록했다. 허위매물 신고제 시행 이후 매물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9월 10일과 비교해 매매 30%, 전세 200%, 월세 100% 늘었다. 거래량과 가격은 5월 거래량은 2454건으로 실거래 신고기한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4000건 초반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수요가 들끓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오세훈발 재개발·재건축 호재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신고가 출현 빈도수가 적어졌고 오히려 하락 가격으로 거래된 비율이 1월 19% 2월 25% 3월 39%로 확대되어 가면서 분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 주간 가격은 0.05~0.1% 정도의 낮은 상승률을 몇 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수요와 공급 중 우선 수요는 강력한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및 법인의 취득세율 상향, 전국 대부분 지역이 조정지역으로 확장되면서 투기수요가 시장에 진입할 길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어 가는 중이다. 공급은 3기 신도시와 2·4대책에 따른 도심 83만 가구 계획이 추진 중이다. 모든 공급계획이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6~7년간 200만 가구 공급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금리 추이를 예상해보면 최근 파월 미연방준비위원회 의장과 엘런 재무부 장관은 금리 인상을 언급했다. 올 연말까지 물가상승률 수준이 높을 것이라며 인풀레이션을 대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 

연준의 목표치인 물가상승률 2%를 돌파하면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의 금리상승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의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호재보다는 악재가 될 여지가 더 많다. 여야의 세제 개편안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집값이 하향 안정으로 돌아서는 변곡점으로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