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경제]미중 패권경쟁, ‘승자독식’ 인공지능서도 치열

초거대AI 등장…알고리즘·데이터 처리 등 기반 기술 중요 미국 주도 속 중국 추격 거세…도입·데이터 등 이미 추월 5G·반도체·양자컴퓨터 비롯해 AI 분야에서도 패권 경쟁

2021-06-01     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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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AI는 경제·산업을 넘어 문화·소비 영역 등 생활 전반을 바꿀 기술로 꼽힌다. 기술 지배력에 따라 ‘승자독식’ 체제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중국 등 강대국들이 ‘초거대AI’ 개발에 나섰다. 초거대AI는 추론·창작의 영역까지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AI모델이 분야별 데이터 분석·학습 영역에 그친다면, 초거대AI는 보다 ‘인간의 뇌’와 흡사한 연산이 가능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주도해 설립한 오픈AI는 이미 지난해 초거대AI 언어모델 ‘GPT-3’를 내놓기도 했다. 초거대AI는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효율적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이를 처리할 연산 속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 요소다. 데이터 관리 시스템 등 기반 시설도 갖춰줘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 뇌에서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파라미터’의 수를 늘리는 것이 주요 과제다. GPT-3의 경우 175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했다. 이 때문에 초거대AI 구현은 그간 쌓아온 기반 기술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세계 AI 기술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국가별 AI 역량을 비교한 결과 미국이 44.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32점, 유럽(EU)은 23.3점을 기록했다. 중국은 다만 △발전기반 △인재 △연구 △하드웨어 △도입 및 채택 △데이터 등 6개의 평가 항목 중 ‘도입·데이터’ 2개 분야에서 미국·EU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무역 마찰 갈등에서 시작된 대립이 ‘기술 패권 전쟁’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5G·반도체·양자컴퓨터를 비롯해 AI 분야에서도 패권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견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AI·집적회로 등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기술 분야의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축적한 막대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등에 활용한다면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중국이 10년 이내 5G·AI 등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를 경계해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모습이다. 인재에서도 중국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세계 AI 인재 중 13.9%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8.9%)이 그 격차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2017년 7월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발표 후 ‘차세대 AI산업발전 촉진 3개년 행동 계획’과 ‘AI 표준화 백서’ 등을 수립해 AI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AI관련 논문 수와 질,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서비스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ISTEP는 “중국은 AI 발전에 우호적인 기술 특성과 시장 규모, 규제적 환경에 힘입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국가 AI전략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