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는 한국경제에 직접적 영향 

2021-06-02     송영택 기자
송영택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의 경우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는 직접적인 경제적 이슈다.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는 머나먼 남의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중국의 눈치를 보며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등에서의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군사적 훈련을 동맹국들과 진행해 왔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맞서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맞서며 힘에 의한 세계질서를 주도해왔다.  2013년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 암초에 콘크리트를 부어 7개의 인공섬을 조성하고 주변국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 '9단 선'을 긋고 영유권을 선포했다. 남중국해를 해안으로 두고 있는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브루나이 등이 반발했지만 중국은 무력을 앞세워 평정했다.  특히 필리핀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항의해 국제재판소에 문제를 제기해 승소했지만 중국은 인민해방군에 전쟁 준비 명령을 내리면서 주변 국가들의 반발을 무력화 시켰다. 이처럼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 뿐만아니라 주변국들도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수출입 물동량의 80%가 남중국해를 거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렇다고 군사력을 앞세워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가지려고 해선 곤란하다.
남중국해와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수출입 물동량의 40%가 남중국해를 통과하고 있고, 원유・가스 등 에너지는 90%가 이 곳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다. 만약 중국이 꼴통을 부려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선박들의 항해를 가로 막는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경제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중국의 몽니와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의해 남중국해가 막혀서 에너지와 수출입 컨테이너 선박이 자유롭게 항해를 하지 못한다면 인도네시아 근접의 순다해협, 자바해협으로 우회해서 운항을 할순 있지만 경제적 손실은 만만치가 않다. 이처럼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는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영향을 애써 외면한 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외교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그동안 일부 경제학자와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뿌리 내려 있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의 인식 자체는 근본적으로 거부되어야 한다.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는 ‘미국의 이익’, ‘중국의 이익’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익’ 하고도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담긴 그 정신 그대로 한국은 인도·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과 더불어 일본하고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국제적인 파워가 그리 약하지 않다. 발언권도 타국이 무시 못 할 위상을 가지고 있다. 다만 주변국들이 한국도보다 힘의 우위에 있기 때문에 그나마 영토적 야욕이 없는 미국과의 가치동맹을 강화하면서 당당하게 평화로운 국제질서 확립에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