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쌍용차와 손잡고 노조원 '사냥'

사측은 '안내하고' 경찰은 '먹이 찾고'
진압중 노조원 3명 조립공장서 추락

2010-08-05     인터넷팀

경찰, 쌍용차 도장1공장 등 시설 대부분 확보

쌍용차 노조원 3명 추락…도장공장 인근 건물 화재

경찰과 쌍용차의 공동작전이 시작됐다. 사측 직원들이 공장 지리를 알려주면 사다리와 컨테이너 및 헬기 등을 이용한 경찰이 졸졸 뒤따르는 형국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의 말은 결국 거짓이 됐다. 강 청장은 "합동작전은 없다"고 전날 말했었다.

용삼참사가 떠오른다. 곳곳이 불타오르고 있다. 지옥이다. 아수라장이다. 노동자들은 불을 피하고 있다. 5일 오전부터 시작된 쌍용자동차 노조에 대한 경찰의 강제 해산작전 과정에서 노조원이 추락하고 건물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부터 경찰특공대 100여명을 투입해 조립3,4라인 등 노조의 거점인 도장공장 주변 건물 확보에 나섰다.경찰은 대형크레인 3대에 특수제작한 컨테이너를 매달아 특공대를 투입했고, 오전 9시께 이들을 피하려던 노조원 3명이 조립3,4라인으로 추정되는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노조측은 추락한 조합원 1명은 보이지 않아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며, 다른 1명은 쓰러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오전 8시20분께 도장1공장과 인접한 예비군대대 건물에서 불이 나 확산되고 있다. 자칫 불이 도장공장으로 옮겨붙을 경우 대참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경찰이 이처럼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거점인 도장1,2공장 주변 건물을 차례로 확보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경찰은 이날 오전 9시께 특수 제작한 컨테이너를 이용해 조립3, 4라인 옥상에 특공대 30여명을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경찰의 진입 과정에서 이를 피하려던 노조원 2명이 바닥으로 떨어져 1명은 허리를 크게 다쳤고, 1명은 타박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오전 9시57분에는 수송용 헬기를 탄 특공대 20여명이 50여m 상공에서 밧줄을 타고 노조의 거점인 도장1공장 옥상에 내렸다.10시 25분께에는 노조원들이 확보했던 차체2공장과 복지동 사이의 통로로 경찰 기동대 50여명이 살수차 2대의 엄호를 받으며 사다리로 진입했다.복지동은 식당이 있어서 노조는 이곳을 잃으면 식량이 끊기게 된다. 노조측은 도장2공장 전체, 조립3공장과 도장2공장 연결층, 차체2공장과 복지동 연결층을 확보하고 있다.정치권은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5일 쌍용자동차 사태와 관련, "어떠한 경우에도 섣부른 강경 진압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장공장에 20만ℓ의 시너가 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는데 잘 못 하면 용산참사 이상의 큰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쌍용차 사태가 국제적인 인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며 "국제 엠네스티와 포럼아시아,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를 비롯해 영국 브라질 스웨덴 남아공 등 세계 각 지에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단전 단수 의약품 등 최소한의 생필품과 구호품 반입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기사제공=뉴시스 /정리=매일일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