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지각변동…오뚜기, 삼양 제치고 2위 안착

‘모디슈머’ 활약에 ‘짜파구리’ 신드롬

2014-07-2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수십년간 고착화된 라면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뚜기가 삼양을 제치고 2위 브랜드로 발돋움한 것.

23일 농심이 시장조사업체 AC닐슨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2013년 상반기 라면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사실상 라면시장 2위를 꿰찼다.이에 따라 농심이 굳건한 선두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오뚜기와 삼양의 2위 싸움이 오뚜기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되는 양상이다.자료에 따르면 주요 라면업체 4사 가운데 농심은 올 상반기 누적 점유율 67.7%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오뚜기가 13.2%, 삼양이 11.0%, 팔도가 8.1%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점유율과 비교했을 때,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4.8%포인트, 2.1%포인트 상승했으며, 삼양과 팔도는 각각 4.6%포인트, 2.3%포인트 하락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하얀국물라면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음에 따라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으로 대변되는 팔도와 삼양의 점유율이 높았지만, 올해엔 그러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해 이들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라면시장의 특징은 ‘모디슈머(Modify + Consumer)’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모디슈머란 변경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기존의 레시피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기호에 맞게 섞어 먹거나 새로운 조리법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새로운 소비 계층을 뜻한다.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농심 짜파게티는 매월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신라면에 이어 상반기 누적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짜파게티와 너구리 두 제품의 상반기 매출은 약 1300억원으로, 짜파구리 열풍이 없었던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특히 올 상반기 누적매출 약 725억원을 기록, 출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안성탕면을 제치고 2위 브랜드로 발돋움했다.이 같은 모디슈머들의 활약에 상반기 라면업체들은 발 빠르게 ‘모디슈머 마케팅’을 시작했다.농심은 조만간 ‘안성탕면’ 포장 패키지에 소비자들이 실제로 응모한 ‘안성탕면’ 레시피를 그대로 인쇄해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골빔면‘, ‘참빔면’에 이어 너구리와 떡볶이를 결합한 ‘너볶이’,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를 함께 끓인 ‘오파게티’, 사천짜파게티와 순한너구리를 조합한 ‘사천 짜파구리’도 모디슈머 레시피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농심 관계자는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레시피를 제안함으로써 요리에 대한 재미와 함께 매출과 제품충성도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스팸뽀글이(스팸+봉지라면), 붐플레이크(건빵+우유) 등 이색요리가 소개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모디슈머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