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세계 최대규모 F1경주장 윤곽 드러내
2009-08-05 이명신 기자
[매일일보] 오는 2010년부터 F1 그랑프리 개최를 위해 세계 최대규모로 건설되는 전남 영암서킷(가칭)이 45%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웅장한 윤곽을 드러냈다. 5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축공사가 본격 착공된 이후 길이340m 높이26m의 그랜드스탠드 골조와 피트, 팀빌딩, 레이스컨트롤빌딩, 미디어센터 등 주요 시설물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날 현재 토목63%, 건축12% 등 종합공정45%로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영암서킷은 총 길이 5.615km로 아시아에서 가장 긴 대한민국 사상 첫 국제자동차경주장이다. 13만5천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으며 소규모 레이싱 이벤트 때는 서킷 윗부분의 3.045km 상설 서킷만 쓸 수 있도록 한 하이브리드형 경기장이기도 하다. 평소 국내 자동차경주나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유치할 때는 모자형상을 한 서킷 북단의 3.045km 구간을 활용한다. F1그랑프리나 각종 국제대회급 모터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는 해안가로 향하는 연장 트랙을 이용, 총 길이를 5.615km까지 확장된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리도록 설계된 레이싱 트랙은 1.2km의 긴 직선구간과 18개의 개성 강한 코너(좌11·우7)가 배치돼 있어 자동차와 드라이버의 다양한 능력을 고루 시험할 수 있다. 예상 최고 속도는 320km/h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한 반시계 방향이다. 자동차경주 최대의 매력인 스피드를 절정까지 이끌어낸다는 점도 영암서킷의 강점이다. F1서킷의 첫 번째 코너를 지나 상설서킷까지 가는 직선 트랙의 길이가 1.2km에 달해 이 지역에서 최고시속 320km 이상의 구간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인디애나폴리스 모터스피드웨이가 약 0.9km의 직선 구간을 확보한 것이 가장 길다. 영암서킷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설서킷과 F1서킷에 각각 별도의 피트와 패독(경주차를 보관하고 정비하는 시설)을 갖춰 F1 그랑프리 기간 중 함께 치르게 될 각종 서포트 레이스를 위해 충분한 공간을 배정 할 수 있다. F1서킷 남단에 구성된 마리나구간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름다운 바다를 지나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마리나 구간에는 F1서킷을 중심으로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는 몬테카를로를 연상시키는 방사형의 신도시가 건립,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관련 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랜드스탠드는 1만6천명이 동시에 관전할 수 있는 중앙 관람석으로 주요 시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관람석을 감싼 대형지붕과 8개의 봉수대 형태의 웅장한 원통형 기둥으로 이뤄진다. 이 기둥은 삼국시대부터 쓰여 온 봉수대 이미지를 채택했다. 또 8개의 기둥은 F1 경주차의 고성능 8기통 엔진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로 동서양의 다양한 문물을 조화롭게 아우르고 있다. 끝이 살짝 치켜올라간 지붕은 한국의 전통양식인 한옥처마끝과 F1머신의 뒷날개 모양을 고루 닮았다. 부분적으로 투명한 소재를 써 자연스럽게 빛이 흘러들어오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좌석에서 영암호의 자연경관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해 해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망을 갖췄다. 피트와 메디컬 센터, 레이스 컨트롤 빌딩과 미디어 센터, 팀 빌딩은 독특한 그랜드 스탠드의 디자인과 통일감 있는 컨셉으로 설계됐다. 특히 2층구조의 피트 건물은 경주차 정비 작업을 쉽게 내려다볼 수 있는 입체적 구조를 하고 있다. 피트와 나란히 놓인 팀빌딩은 마치 수상 건축물처럼 영암호수변에 붙어 있어 한국 F1서킷의 경관을 대표하는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진보 전남도 F1대회준비기획단장은 “단지 규모가 큰 스포츠시설이 아니라 한 나라의 자동차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건설하과 있다”며 “자연과 도시, 자동차와 사람, 바다와 하늘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터스포츠 산업을 지향하는 전남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경주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