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현장 감독소홀 감리사 소환…사고 다음 날 자료 유출 의심
2021-06-11 황인욱 기자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철거 건물 붕괴로 인해 시내버스가 매몰된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본부가 현장 감독을 소홀히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감리 업체 대표를 11일 소환조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지 철거 공사의 감리계약 회사 대표 A씨를 소환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발생한 철거 중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다른 철거업체, 시공사 등 관계자 6명과 함께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철거 현장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해체계획서 허가·이행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5곳 압수수색 대상에 A씨의 감리회사도 포함해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 결과 체크리스트 등 자료는 압수했지만, 사고 당일의 자료는 일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사고 발생 바로 다음 날 새벽, 사무실에 들러 자료로 의심되는 물품을 챙겨간 수상한 정황이 CCTV에 찍혔다.
이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전 A씨가 챙겨간 것이 감리 행위와 관련된 증거 자료인지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사고 당일 감리 일지 등이 사고의 여파로 애초에 작성되지 않은 건지, A씨가 은폐한 건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감리를 조사해 관련 의혹과 혐의를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리는 설계도서나 계획에 따라 공정한 입장에서 공사의 시공, 지도, 감독을 하는 역할을 한다.
2019년 잠원동 붕괴사고가 발생한 이후 건축주가 철거업체 관련자를 감리로 고용해 부실 감독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따라 개정된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돼, 지난 5월부터는 지자체가 직접 감리를 지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