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규제강화에 글로벌 영향력 확대 집중

PMI와 ‘릴’ 해외시장 진출 역량 확보 국내 규제 ‘늪’ 극복 대책으로 급부상

2022-06-16     신승엽 기자
KT&G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KT&G가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며, 국내 담배 시장 규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반담배뿐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 영향력까지 확보하며, 장기적인 성장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직 글로벌 담배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어렵지만, 진출국에서의 빠른 성장세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구도 형성을 예고하고 있다.  KT&G 해외사업의 상승세는 지난해 실적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KT&G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9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성장했다. KT&G는 지난해 초 중동 담배 수입업체와 7년간 2조2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수출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력 시장의 수출이 회복되고, 미국 등 해외법인의 유통망 확대 영향으로 해외 판매량이 증가했다.  해외사업의 고공행진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KT&G의 지난 1분기 해외 매출액은 30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 1월 기준 KT&G의 해외 진출국은 103개국에 달한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 불구하고 23개국을 신규 개척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의 입지도 늘리는 추세다. KT&G는 지난해 1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와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KT&G의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현재 7개국에 릴을 공급하고 있다. 수출 국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본 △아르메니아 △세르비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이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모두 해외에 안착하고 있다는 이유로 KT&G의 해외사업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KT&G 측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국내 사업의 불확실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전체 담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정부의 규제가 연일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사업 강화는 필수적인 상황이다.  우선 올해 초 담배가격 인상에 대한 움직임이 포착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10년 이내에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달러·약 7700원)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두고 국민의 반발이 커지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담배 가격 인상을 부정했다.  최근에는 가향담배 규제도 준비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캡슐담배 판매량은 11억갑으로 2011년(7000만갑) 대비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담배 판매량에서 캡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서 30.6%로 늘었다. 캡슐담배는 가향담배의 일종으로 필터에 향 성분 캡슐이 들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향물질 함유에 대한 규제가 없어 국회가 제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 여야를 불문하고 가향담배 관련 규제를 발의했고, 이는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로 시장을 규제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규제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KT&G의 외연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규제가 강화될수록 시장이 축소될 것을 대비해 해외 사업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