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진보까지 아울러 대선 압승해야 국정 안정"(종합)
입법부 장악한 민주당 염두 '집권이후' 고민 내비쳐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론 큰 의미 없다"
2022-06-16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고, 보수와 중도, 이탈한 진보세력까지 아울러 승리해야 집권 이후에 안정적 국정운영까지 도모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국민의힘 입당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16일 이 같은 설명을 내놨다. 단순히 보수 빅텐트를 치는 것으로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없고, 입법부 등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으로 인해 안정적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즉 대선 승리 후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둬야 하며 이를 위해 진보까지 아우르는 보다 거대한 빅텐트를 치겠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전 총장이 6월 말, 7월 초 정치 참여 선언을 할 계획"이라며 "(이후) 차분하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지역과 계층 등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징적인 곳들을 찾아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좀 들어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 장소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하지는 않았는데 아이디어를 주면 반영하겠다"며 "호남에서 하자는 분도 있고, 공정과 상식을 상징하는 곳에서 하자는 분도 있는데 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까지 안고 가야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며 "윤 전 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척점에 있지 않듯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빅텐트 구상은 이준석 대표가 말하는 빅텐트를 넘어 진보세력까지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이탈한 진보세력을 아우르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약 4시간 동안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를 자택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김 공동대표는 대표적인 이탈 진보인사다. 그는 언론에 "검찰 개혁, 정치 개혁 등과 관련해 이야기 했다. 윤 전 총장이 유연하면서도 원칙을 잃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통합의 리더십, 정치와 사법의 균형을 회복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윤 전 총장이) 제일 부합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