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붐]삼성, 창업생태계에 생기를 불어넣다

삼성전자 C랩 성공경험 누적, 삼성벤처투자 운용 투자금 확대

2022-06-16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삼성이 그룹내 벤처투자회사와 벤처 인규베이팅 제도를 통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바이오・ICT 등 유망 창업분야에 밀접한 삼성이 그룹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은 물론 산업 성장의 발판을 다지는 데 자본을 쏟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는 바이오와 의료, ICT서비스이다. 계열사를 통해 관련 사업을 모두 직접 영위하고 있는 삼성은 투자 행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최근 삼성전자 사내 벤처캐피털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가 독일 인공지능(AI) 진단 스타트업 에이다헬스를 대상으로 한 9000만달러 규모 투자자 모집에 독일 제약사 바이엘 등과 함께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또한 최근 투자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영국 원격 의료 서비스 업체 펀딩에도 참여했으며 작년에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공동 투자에도 합류한 바 있다. 삼성그룹 내 스타트업투자가 주력인 삼성벤처투자는 작년 말 기준 28개 조합으로 2조5000억여원의 투자금을 운용 중이다.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결성이 400억원 규모 49호와 300억원 규모 50호 2건에 그쳤다. 그 전년 5건에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300억원 규모 51호와 1000억원 규모 52호를 결성하고 남은 기간 추가 결성도 계획하고 있다. 신규 조합에는 각각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전자가 출자에 동참해 혁신기업을 찾기 위한 그룹 전사적인 노력이 부각된다. 이러한 금융투자 외에도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초과학 발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은 누적 과제 발굴 건수가 2013년 27건에서 2017년 183건, 2018년 229건, 2019년 259건까지 해마다 증가했다. 이를 통해 삼성이 관련 사업에 누적 지원한 금액도 2019년말 기준 7187억원에 이르렀다. 부문별로 기초과학 187건(지원금 2785억원), 소재 182건(2459억원), ICT 191건(1943억원)이나 된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사내 C랩 우수 과제 4개 스타트업이 창업하도록 도왔다. 삼성전자는 C랩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우수 과제들이 스타트업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초기 사업자금과 창업지원금을 제공해왔다. 이번 4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지금까지 182명이 독립, 52개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5년간 C랩을 통해 사내 임직원 스타트업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 육성(C랩 아웃사이드) 300개 등 총 500개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 육성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C랩은 지역 상생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신규 후보 기업을 모집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C랩과 센터가 결합된 대구센터 C랩을 운영해왔으며 경북센터와는 2015년부터 손을 맞잡았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사내외 창업 프로그램은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를 개발해 스핀오프 3년만에 기업가치가 30배 성장한 링크플로우, 친환경 신선식품 패키지 에코쿨박스를 국내 유통 대기업에 공급해 2019년 약 50억원 매출을 달성한 에임트 등 여러 성공사례를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또 2013년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시작으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의 연구과제를 선정해 2022년까지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말 기준 기초과학 분야 187개, 소재 분야 182개, ICT 분야 191개 등 560개의 연구과제에 7187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등 국내 대학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KIAS)을 비롯한 74개 연구기관에서 총 1만821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77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는 엔지니어, 투자자, 전략가, 비즈니스 개발자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돼 북미, 유럽, 중동 및 아시아 전역에 기반을 두고 세계 각국의 혁신 기업에 자금, 작업 공간, 전문지식과 성장 기회 제공, 투자, 인수 합병, 제휴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주로 디지털 헬스 분야에 투자해왔으며 세계 식품 기업들과 함께 수백만개 온라인 레시피를 개발하고 매월 5억건의 음식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온 위스크를 인수한 바 있다. 위스크의 음식 추천 AI 기술은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적용되는 등 상용화된 제품에 활용됐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속에 바이오, 의약, 전자상거래, 핀테크 같은 언택트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관련 스타트업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기업가치 1조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 60개사를 지난달 선정하고 유니콘으로 육성하기 위한 자금 조달, 투자 유치 기회 제공 등 지원 정책에 팔을 걷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