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포스트코로나] 신개념 차세대 먹거리, ‘메타버스’가 뜬다

유통업계, 미래 잠재고객 Z세대 확보 위해 ‘메타버스’ 주목 김상균 교수 “메타버스 규모 전망 보다, 경제적 가치 집중해야”

2021-06-25     강소슬 기자
메타버스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는 1995년 국내 최초로 PC통신 온라인 서비스인 ‘천리안’의 서비스 제공과,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 ‘아이폰’을 론칭했을 때 가장 큰 변곡점을 맞았다. 백화점 마트와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이뤄지던 소비의 축이 PC와 모바일과 같은 온라인 쪽으로 대이동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업계는 차세대 먹거리로 Z세대의 놀이터라 불리는 ‘메타버스(Metaverse)’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인터넷을 대체할 기술이라 전망되며,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장소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을 무너트리는 기술을 뜻하며, 개인을 표현하는 아바타들이 놀이, 업무, 소비, 소통 등 소셜과 각종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와 배달의 민족 등은 메타버스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SNS를 통해 직접 대면하지 않고 거리에 제약 없이 온라인상에서 교류가 가능하다. 또한 ‘배달의민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면 식당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결제와 내가 주문한 음식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이건준

◇ 현실 세계를 대체하기 시작한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2025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800억달러(3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메타버스는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 힙합가수 트레비스 스콧(Travis Scott)이 지난해 4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아바타로 개최한 공연이다. 트레비스 스콧은 1회에 10분씩, 총 5회의 공연을 했다. 해당 공연은 277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고, 2000만(한화 200억원)달러의 수익을 냈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공연하는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낸 것이다. 이렇듯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조금씩 대체하기 시작하자 패션, 편의점 등 유통기업들도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를 공략할 수 있고, 가상현실에서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리스크의 부담이 없다.  메타버스는 1980년~199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아직 어색하지만, 1995년 이후 태어나 어린 시절 혹은 태어났을 때부터 스마트폰이 있었던 Z세대에게는 익숙하다. 대표적인 메타버스로는 전체 이용자 수 3억5000만명의 포트나이트, 제페토(2억명), 마인크레프트(1억1000만명), 로블록스(1억5000만명) 등이 있으며, 전체 이용자의 70~80%는 10대다.  지난 5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제페토와 업무 협약을 맺으며, 제페토 내 맵인 한강공원에서 오는 8월 CU제페토한강공원점의 개점을 알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해 거부감없이 접할 수 있다 보니 친숙도가 쌓이면 현실 세계에서도 구매나 이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실제 점포에서처럼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즉석조리 라면과 원두커피 기기 등을 먹을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 분야 권위자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매일일보에 “2025년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규모가 312조가 된다는 전망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변할지 봐야한다”며 “애플이 작년 한 해 동안 앱스토어로 창출한 시장규모가 570조원이다. 즉, 스마트폰이 몇 대가 팔렸는지는 중요한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계는 메타버스를 통해 단순하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고전적인 방식 보다, 어떻게 메타버스를 통해 브랜드를 확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