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포스트코로나] 가상세계로 빠져든 패션시장…10대 소비 잠재력 확보에 ‘승부수’
제페토, 이용자 2억명 中 10대가 80% 차지 메타버스 마케팅으로 10대 예비 수요자 확보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패션업계에서 ‘메타버스(Metaverse)’를 접목한 이색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게임 ‘제페토’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고객층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마케팅은 SNS(사회연결망)의 주 이용층인 10대를 잠재고객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접두사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섞인 공간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나 가상현실(VR) 등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난해부터 비대면 소비가 트렌드를 이루자 메타버스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은 제품을 3차원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패션업계에서 가장 활발하다. 특히 10대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는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의 콜라보를 이끌어 냈다.
제페토는 네이버Z가 개발한 메타버스 소셜 플랫폼이다. 게임과 SNS의 기능을 접목해 가상의 공간 속에서 사회적 관계를 쌓을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증강현실(AR) 세계인 제페토 월드에서 또다른 자아를 형성 가능하다.
제페토는 동화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피노키오의 할아버지의 이름이다. 동화 속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만든다. 제페토는 현재 전 세계 이용자 2억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는 10대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제페토를 이용하면 약 53개 브랜드의 '콜라보 샵'을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나이키, 키르시, 푸마, 디케이엔와이 등의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웹드라마 ‘라이브온’,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2’, 가수 방탄소년단의 케릭터 브랜드 ‘BT21'도 제페토와 콜라보 제품을 내놨다. 제페토 이용자는 ‘젬’이나 ‘코인’을 이용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자신의 아바타에게 입힐 수 있다.
패션업계는 이 같은 마케팅이 직접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제품 판매 자체로 얻어지는 수익을 목적으로 메타버스 협업 상품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10대라는 잠재 고객을 확실하게 타겟팅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특히 명품 브랜드의 경우 기존 주 이용 고객과 메타버스의 마케팅 대상 고객의 연령층이 다르다”며 “잠재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갈 수 있는 수단으로서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브랜드가 많다”고 말했다
제페토 관계자는 “메타버스 관련 소비는 실생활과 무관한 소비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 차원에서 콜라보하는 패션 브랜드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페토의 대다수 이용자는 10대들”이라며 “이들은 텍스트보다 영상이나 이미지로 정보를 전달하는 경향이 커서 기업들도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쇼핑정보를 얻는 기성세대와 다른 마케팅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