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표’ 미니태양광 퇴출 추진…7년간 원전 1주일 치 전기 생산
미니태양광, 원전하나줄이기 사업 일환으로 2014년 시작 서울시-구자근 의원, 사업성 없다고 판단, 내년도 사업 출구 전략 마련 중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의 주도로 진행한 ‘미니태양광’ 사업 퇴출을 검토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구미갑) 등은 미니태양광이 효율이 낮아 내년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업을 사실상 접는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태양광 사업은 박 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서울시 내 탈원전 사업 중 하나다. 태양광 100만 가구 확산을 목표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2014년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미니태양광 사업을 시행했으며, 원전 1기가 연간 생산하는 에너지 200만 TOE를 친환경에너지 생산 및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통해 대체하겠다는 목적으로 서울시가 2014~2020년 실시한 사업이다. 그간 서울시가 들인 예산은 약 680억원에 달한다.
미니태양광은 아파트 베란다, 주택 옥상 등에 설치하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다. 서울시가 미니태양광 보급업체를 선정하고 시민들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급업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가 보조금을 제외한 자부담금을 보급업체에 납부하면 보급업체가 서울시에 보조금을 신청해 수령하는 구조다.
문제는 에너지 효율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구자근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보급업체에 지급한 보조금은 7년간 592억원에 달했다. 설치 건수(2012~2020년)는 32만3909건으로, 목표였던 100만 가구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것은 미니태양광의 전기 생산량이 8년간 4만5487 TOE로, 원전 1기가 약 8일 동안 생산하는 수준에 그친 점이다. 원전 1기의 한해 생산량은 200만 TOE다.
서울시가 미니태양광 확산을 목적으로 산하 공기업을 인위적으로 동원하고 서울도시주택공사 신규 아파트를 활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에너지공사에 미니태양광 보급이 부진한 일반아파트 단지 현황(247개 단지) 리스트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해 미니태양광을 홍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가 첨부한 247개 단지 리스트를 보면 입주 세대수 24만1395개소 중 미니태양광 설치세대수는 3478개소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서울도시주택공사에 신규아파트에 미니태양광을 설치를 확대하고 설치를 동의하지 않는 임대아파트 단지에 협조요청을 하도록 했다.
서울시와 구자근 의원 등은 미니태양광 사업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내년도 사업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하나줄이기라는 정치적 슬로건을 띄우기 위해 비현실적인 정책을 시행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다”라며 “보다 면밀한 검토 뒤에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