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노근리 사건 다룬 영화 '작은 연못' 방영
"내 나이가 82살인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사건을 해명할 사람도 없어요."
노근리 사건 희생자 유족회, 양해찬 회장 "작은연못" 장면 직접 낭독
2022-06-24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매일 10분씩 한국 영화와 만나는 아리랑 TV의 <1DAY 1FILM K-CINEFLEX>는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아 노근리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을 소개한다.
시나리오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금요일 코너 <LISTEN TO THE SCENE>에서 노근리 사건 희생자유족회 대표 양해찬 회장이 출연해 <작은 연못>의 장면을 직접 낭독했다.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 초 노근리에서 미군이 남하하는 피난민에게 무차별적인 폭격과 사격을 가해 수많은 피해자를 남긴 ‘노근리사건’을 다룬 영화다.
자갈밭 여기저기 몰려 앉은 피난민들. 갑자기 남쪽 능선 너머에서, 엄청난 섬광과 함께 포성이 들리고, 하늘로 불꽃이 날아간다.
피난민들, 두려움에 바닥에 엎드린다. 짱이가 일어서서, 넋 놓고 하늘을 날아가는 불덩어리들을 구경한다. 밤하늘로 불꽃들이 계속 날아간다. - 영화 <작은 연못> 中
1950년 7월 25일부터 시작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은 29일까지 무려 5일 동안 행해졌으며 이로 인해 600여 명의 민간인 중 248명이 사망, 부상 또는 실종됐다고 알려졌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노근리사건>이 벌어진 지 71년이 지난 지금도 노근리 학살 현장인 쌍굴은 수많은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사건 당시 10살이었던 양해찬 회장은 "어머니가 파편을 하도 많이 맞아서 걸음을 못 걸을 정도로 그렇게 다쳤는데도 나를 배 밑으로 넣고 보호해줬다"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회상했다.
총탄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은 쌍굴 앞에서 영화 <작은 연못> 시나리오를 낭독하던 양해찬 회장은 “이것이 전쟁의 아픔, 역사의 한 장면”이라면서 “내 나이가 82세가 됐는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사건을 해명할 사람도 없다”면서 통탄했다.
노근리 희생자유족회 대표 양해찬 회장이 직접 낭독한 영화 <작은 연못>은 6월 25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과 오후 8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
한편, <1DAY 1FILM K-CINEFLEX>에서는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아 1주일 동안 한국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앞서 21일 월요일에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외국인 전문가들이 분석했고, 화요일에는 탈북민 1호 감독인 김규민 감독의 영화 이야기, 수요일에는 단편영화 <판문점 에어컨>을 소개했다.
목요일에는 <인천상륙작전>, <고지전> 등 영화를 통해 한국전쟁 타임라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