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반칙 없는 정정당당한 세상을 꿈꾼다 ‘2030발 새바람’

혈연·지연·학연 등 고질적 관행에 분노 정책 공정성에 민감·포퓰리즘에 거부감

2022-06-24     김정인 기자
지난
[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박지민 조민교 기자] 2021년 2030세대에서 비롯된 변화의 바람이 한국사회를 휩쓸고 있다. 2030세대는 혈연·지연·학연 등 한국사회의 고질병은 물론이고 기성세대의 불합리한 관성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포퓰리즘 정책에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정책 정면비판 경기도 용인시의 30대 박모씨는 24일 본지에 “경제적 호황 덕에 열심히만 하면 그만한 보상이 뒤따랐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는 사회”라며 2030세대가 공정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선지 한국 사회의 오랜 관행인 혈연·지연·학연도 2030세대에겐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박씨는 혈연·지연·학연에 왜곡되는 현실을 볼 때면 “분노와 실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조국 사태 등을 거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이 정권에서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 분노와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고도 했다. 박씨는 정부 정책을 두고도 “아무리 대상을 넓게 펼쳐도 그 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역시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등에 2030세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20대 김모씨는 “인국공 사태를 보면서 공정에 대한 정부 인식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느꼈다”며 “비정규직을 0명으로 만드는 게 공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진정한 공정”이라고 했다. ▮인국공·LH 사태에 분노 지난 4.7 재보선 당시에도 2030세대에서는 비슷한 취지의 말들이 나왔다. 서울 강서구의 20대 김모씨는 “인국공 사태에서도 공정과 정의에 대한 우리 세대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LH 사태가 쐐기를 박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20대 성모씨는 당시 불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거론하며 “공정과 정의는 우리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LH 사태도 결국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이 분노로 비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성세대의 반성을 요구했다. 또 부산 남구 주민인 20대 김모씨는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보상받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포퓰리즘 정책에 냉소적 여러 정책이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면서 설익은 정책에 대한 2030세대의 거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포퓰리즘에 2030세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앞서 서울 영등포구의 김씨는 “표를 얻기 위해,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비현실적이고 실행 불가능한 정책을 외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며 “결국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 공약 및 실행으로 사회적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했다. 경기 안산의 20대 정모씨도 “보여주기식이 너무 만연해 있다”며 “총선이나 대선 때면 후보들이 거창한 공약을 쏟아내는데 막상 당선된 뒤 공약한대로 얼마나 이행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현안을 제대로 파악해서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표심용 액션이 너무 많다”고 했다. 또 부산의 20대 조모씨는 민식이법과 수술실 CCTV법을 둘러싼 논란을 거론하며 “새로운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고려를 너무 하지 않는다”며 “전문성이나 논리의 싸움이 아닌 프레임싸움으로 밀어붙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를 경시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대놓고 “퍼주기 안 속는다” 공정에 민감하고 포퓰리즘을 거부하는 2030세대의 이 같은 인식은 지난달 여당의 청년 간담회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4.7 재보선 패배 이후 지난달 2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 간담회에서는 “많은 청년이 공정을 말하는 이유는 개인의 운명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에서부터 “대권후보들의 복지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다. 이대남(20대 남성)들은 문재인 정부를 사회주의나 포퓰리즘 퍼주기식 정부로 규정하고, 한국이 북한이나 베네수엘라처럼 망해간다고 생각한다. 청년이 싫어하는 어쭙잖은 현금지원보다 자유로운 능력경쟁을 뒷받침할 인프라를 만드는 데 비용을 쓰는 게 더 큰 호응을 받을 것”이라는 혹독한 비판들이 쏟아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열린 청년 간담회에서도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거나 대선주자들의 현금성 공약을 두고 “어떤 분은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에게 1000만 원, 군 제대자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러한 공약에 속아 표를 주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