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유색밀’로 수입밀 대체하고 자급률 높인다
국내 최초 유색밀 ‘아리흑’, 재배면적 증가… 세계 수준 기능성 밀 ‘아리진흑’ 개발
2022-06-25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국내 밀 소비량 대부분이 수입되고 있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국산밀 육성·보급을 통해 수입밀과 차별화를 시도하며 밀 자급률 향상에 나섰다.
특히 건강 기능 성분이 풍부한 색깔 있는 밀 ‘아리흑’의 계약재배가 늘어나고, 새로운 기능성 밀 품종 ‘아리진흑’이 개발되면서 앞으로 수입밀의 국산밀 대체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 유색밀 ‘아리흑’의 재배면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항산화 활성이 뛰어난 세계 수준의 기능성 유색밀 ‘아리진흑’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2017년 육성한 검붉은색의 ‘아리흑’은 일반 밀보다 안토시아닌, 탄닌, 폴리페놀 등 건강 기능 성분이 더 많고, 항산화 활성은 10배가량 높다. 또한 전체적인 영양성분 함량이 높고, 일반 밀보다 비타민 B1·B2, 칼슘, 철, 인, 아연 등 무기질 성분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이처럼 ‘아리흑’이 건강 식품 원료로 높은 가치를 가짐에 따라 재배면적도 급속히 늘고 있다. 2017년 1.6헥타르(ha)를 시작으로 2018년 10ha, 2020년에는 50ha까지 재배면적이 증가했으며, 올해는 70ha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아리흑’을 원료로 만든 통밀빵, 통밀쿠키, 통밀밥, 통밀면 등 다양한 가공제품들도 생산·판매되고 있다. 식물특허로 등록된 ‘아리흑’은 현재 14개 산업체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곡을 생산하고 있어, 밀 재배농가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아리흑’을 원료로 쿠키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제과업체 박창형 대표는 “아리흑이 수입밀보다 건강에 좋은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며 “지역에서 생산한 건강한 우리 밀로 쿠키를 만들어 팔면서 매출도 2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 유색밀 ‘아리흑’에 이어 건강 기능 성분과 항산화 활성이 뛰어난 기능성 유색밀 ‘아리진흑’도 개발했다.
‘아리진흑’은 총폴리페놀 함량이 137.07mg/100g, DPPH 라디칼 소거능(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능력)이 100.94mg/100g로 다른 품종에 비해 높다.
색소(안토시아닌) 함량도 10.12mg/100g로 많아 종실이 진한 흑색을 띤다. 또한 쓰러짐에 강하며 수량도 491kg/10a으로 많다.
농촌진흥청은 기능성 통밀용 밀로서 안전한 품질과 세계 수준의 우수한 특성을 가진 ‘아리진흑’을 품종 출원했으며, 품종 등록과 재배·가공기술 개발을 거쳐 산업체에 기술이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밀연구팀 김경훈 농업연구사는 “최근 국내 밀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입밀과 차별화할 수 있는 ‘아리흑’, ‘아리진흑’과 같은 기능성 유색밀의 개발 및 재배 확대를 통해 국산 밀 자급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