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로 밥 먹고 사는 도시, 순천
생태경제도시로 이끄는 3E 프로젝트
미래를 선도할 3개의 오아시스 -발효, 마그네슘, 창업
호남 3대 도시 등극, 30만 자족도시로 내수시장 확보
2021-06-28 양홍렬 기자
[매일일보 양홍렬 기자 ] 민선 7기에 들어 순천시는 생태도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생태경제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민선 7기 3E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순천시의 경제정책은 ‘생태가 밥을 먹여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3E 프로젝트는 지역의 강점인 교육 도시의 교육(Education)과 순천시민이 가꿔온 생태(Ecology)를 경제(Economy) 활력으로 이어가는 도시전략이다. 교육과 생태를 기반으로 일자리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일자리를 부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오아시스 경제’라고도 부른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오아시스에 풀씨가 날아들어 뿌리를 내리고 꽃과 열매를 맺으면 낙타와 유목민이 찾아오듯이 순천에도 이처럼 오아시스를 만들어 산업을 집적하면 사람이 몰려오고 기업이 몰려오고 돈이 몰려온다는 것이다.
◇3개의 오아시스 – 발효, 마그네슘, 창업
이를 구체화할 첫 번째 오아시스는 ‘발효’이다. 순천의 깨끗한 자연환경, 풍부한 농산물, 우수한 인력과 발달한 식문화는 순천을 남해안권을 아우르는 발효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순천시는 승주읍 일대에 올해 안으로 남해안권발효식품산업지원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발효음료, 술, 장류 등 발효식품의 생산, 연구 및 융복합 산업화 업무를 담당한다. 이곳에 발효에 관심있는 사람과 기업이 오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건물의 착공과 함께 발효음료의 시제품 개발, 발효아카데미를 통한 교육, 기업 유치 등이 추진되고 있다.
두 번째 오아시스는 ‘마그네슘’이다. 해룡산단에 있는 마그네슘 판재공장과 국제마그네슘상용화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마그네슘에 대한 기술개발과 연구, 생산, 수요처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마그네슘은 미래소재로 금속 중 가장 가벼운 소재다. 알루미늄의 2/3(66%), 철강의 1/5(22%)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높은 생산단가로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상용화될 경우 친환경제품으로 수요처는 무궁무진하다.
마그네슘의 기술연구에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 등 자동차 3사와 독일의 폭스바겐, 헬름홀츠연구센터, 서울대학교 마그네슘기술혁신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14개 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북한은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이 풍부하다. 시는 향후 남북경협이 활성화 될 경우 북한의 원자재의 공급과 남한의 소재・부품화 기술이 결합된다면 세계 마그네슘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 오아시스는 ‘창업’이다. 순천시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오면 성공신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 순천’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호남권 최대 창업보육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보육센터에는 멘토링과 컨설팅을 담당할 전문인력인 창업기획가가 상주한다. 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은 자금·회계·인력확보 및 관리·시제품 생산·법률 등 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시는 안정적 자금 지원을 위해 창업펀드도 조성한다. 출연금에 의존하지 않는 민간주도의 운영을 위해 올해 12월에는 순천창업진흥원도 발족한다.
순천시가 만드는 창업생태계는 판로개척까지 이어진다.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의 한국지사격인 한중창업혁신센터를 유치하여 중국의 창업전략을 교류하고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시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베이징 정부가 개최하는 글로벌 창업자대회의 예선을 순천에서 치르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호남 3대 도시 등극, 30만 자족도시로 성장
시의 지역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청년일자리 지원사업, 활발한 기업유치,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은 경제도시로의 진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경제분야 활력과 함께 순천시는 지난해 11월 말 전북 익산시를 추월하여 인구수로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 3대 도시에 등극하였다. 올해 5월말 기준 시 인구는 28만3,824명으로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살기 좋은 도시, 경쟁력 있는 도시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시의 교육 여건과 생태환경 중심의 도시 정책을 바탕으로 문화, 교육, 복지, 안전 분야에서의 우수성은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게 해준다. 살기 좋은 정주여건은 인구 30만의 내수시장을 갖춘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광역 기능을 담당할 공공기관들이 속속 들어서
경제활성화와 자족도시로서의 경쟁력은 순천시를 남중권의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게 하고 있다. 순천시에는 전 세계 4개의 람사르 지역센터 중 하나인‘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코레일 광주‧전남본부’가 통합되면서 본부의 위치가 순천으로 결정되었다. 11월에는 호남호국기념관이 개관하였다. 오는 10월에는 호남권직업체험공간인 ‘순천만잡월드’가 개관된다. 2023년에는 신대지구에 ‘전라남도 동부권 통합청사’가 개소한다. 2025년에는 순천시청이 신청사시대를 연다.
이외에도 지난 2월 거붕그룹은 순천시 신대지구에 1000병상급 종합의료기관인 ‘락희만 의료융합타운' 계획을 확정했다. 약 2,500여 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3월에는 NHN엔터프라이즈와 전남도와 함께 공공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 IT산업 밸리 구축을 위해 20년간 3,0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IT인재양성, 연관기업 유치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합해 약 20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허석 순천시장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지역경제 활성화는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시민이 행복한 생태경제도시 완성으로 새로운 순천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도록 하겠다”며 “민선 7기 4년의 마지막 해가 아니라 임기 1년의 새로운 취임이라는 각오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