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금리인상・델타변이바이러스, 하반기 경제 변수로

신흥국서 국내 기업 코로나 타격, 금리인상에 환율・부채 부담도

2022-06-28     이재영 기자
델타변이가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하반기 경제 성장 전망이 우세했던 국면에 코로나19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 및 금리인상 변수가 급부상했다. 인도, 베트남 등 국내 제조업의 신흥 수출시장과 생산거점 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이다. 신흥국 시장 공략에 주력해온 국내 제조업의 강점이 약점으로 변경되는 시점에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 방침도 밝혀 기업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는 39만여명으로 집계됐지만 유족이나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보다 3~5배 많은 희생자를 추정하고 있다. 미국워싱턴 대학보건지표평가연구소는 인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이미 110만명을 돌파해 확인된 인원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인도 내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에 이은 신흥 수출시장으로서의 기대감이 급속도로 식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10년여간 지속된 인도 역내 자동차 판매대수 성장세가 지난해 종식된 이후 올해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엇나가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이미 GM과 할리데이비슨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포드, 혼다, 닛산, 폭스바겐 등 글로벌 유수 완성차들의 인도 공장가동률 및 판매가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도는 모습이다. 현대차 역시 인도 역내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외국계 완성차가 고급차 위주라 코로나 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 차산업의 장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설비 가동률이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어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현대차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인도는 재정 압박이 과도한 형편이라 추가 경제 대책을 내놓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베트남에서도 북부 공업지대에서 인도와 영국 변이 바이러스 특성이 혼합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현지 생산거점을 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2일부터 스마트폰을 주력 생산하는 베트남 박닌 공장 근로자 출근을 일시 중단하는 등 조업차질을 겪었다. 베트남은 그동안 방역에 선전해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4월말부터 감염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국내 대베트남 수출도 4월 43억3500만달러에서 5월 41억7100만달러로 줄었다. 대인도 수출은 4월 13억5100만달러에서 5월9억9600만달러로 감소 폭이 더 컸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백신 보급으로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신흥국은 회복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이들 신흥국 의존도가 큰 국내 기업이 불리한 마당에 국내 금리인상이 단행돼 부담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금리인상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를 부추길 수 있고 기업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지게 만든다.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릴 계획인 반면 정부는 정책지출을 확대해 경기회복세를 지지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올 하반기는 집단면역과 일상 복귀 속에서 경제 회복도 더 빠르고, 포용적인 회복과 도약을 이뤄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와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가계나 기업, 정부가 상황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