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델타 변이 확산… 앞다퉈 빗장 거는 국가들
스페인·독일·미국 등 변이 확산에 입국 제도 강화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태국 등 이동제한 조치 실시
호주·뉴질랜드, 강력한 도시 봉쇄…무격리 입국 철회
2022-07-01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세계 각국 정부가 완화하기 시작한 방역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다시 조였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에 따르면 지금까지 델타 변이 감염 사례는 전 세계 92개국에서 보고됐다. 델타 변이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영국은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60%가 넘었는데도,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2만명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은 영국발 여행객이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시해야 입국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51%가, 스페인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2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이달 초부터 영국발 입국자의 5일간 격리와 검사 의무화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영국을 ‘우려 변이’ 지역으로 분류, 입국을 금지했다. 이외에도 독일은 지난달 25일부터 포르투갈과 러시아 등 변이 바이러스 우려 지역에서 오는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독일 국적자와 거주자도 2주간 격리를 해야 입국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가 델타 변이와의 전쟁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델타 변이 차단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의 ‘여행통로’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주 정부 관계자와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상호 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트래블 코리더’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급증하면서 8월까지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도 델타 변이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61명이던 일일 확진자가 이달 25일에는 5869명으로 늘어났다. 방글라데시도 이날부터 7일간 이동금지령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수도 다카의 버스 터미널들은 이동이 금지되기 전에 타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BBC는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일일 확진자가 2만1000여명씩 나오고 있고,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병원들은 확진자로 인해 포화 상태가 됐다.
태국은 29일부터 제한조치를 다시 시행하기로 했으며, 말레이시아도 한 달 동안 전국적인 봉쇄조치를 하기로 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호주 최대도시 시드니는 앞으로 이날부터 2주간 봉쇄조치에 들어가고, 노던테리토리주 다윈, 팔머스톤, 릿치필드 등 도시도 강력한 봉쇄에 들어갔다. 뉴질랜드는 호주에서 오는 사람들의 ‘무격리 입국’을 사흘간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내달 11일까지 도쿄에 적용하기로 한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긴급사태 선포 전 단계의 조치)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