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선 빅2 사용설명서
2022-07-01 송병형 기자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이어 7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야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모두 링 위에 올랐다. 본격적인 대권 경쟁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제부터 내년 3월 9일까지 250일 가까이 국민들은 매일 두 사람 이야기를 화제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의 대세론이 여야 후보 결정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전제하에서다. 이제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낸다고 하니 어쩌면 가족 모임에서, 동창 모임에서, 그리고 동호회 모임에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두 사람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일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진영논리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어떤 후보에게 5년간 나라를 맡겨야 할지 나름의 기준을 세울 것이다. 두 사람의 경우 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무척이나 선명해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 지사의 경우 이번이 두 번째 대권 도전이다. 그래선지 그가 대선 출사표를 통해 제시한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은 낯설지 않다.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서서히 고사 중이며 이로 인해 갈수록 약육강식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첫 번째 도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경제재도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이다. 그는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으로 투자기회 확대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지속적 공정성장의 길을 열겠다고 한다.
그동안 이 지사는 기본소득제를 비롯한 기본시리즈 도입을 주장해왔지만 ‘재원 마련이 불가능한 기본소득 도입은 허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경제부흥책은 그 해법으로 보인다. 경제부흥으로 재정을 확충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경우는 아직 국가 운영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무너진 법치와 공정을 다시 세우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럴싸한 정책들을 쏟아내도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는 점이다. 그는 출마회견 당시 “국가는 경제도 중요하고, 외교안보나 교육정책이나 모든 다 중요하지만 철학과 기본, 헌법과 법치가 무너져서 오늘날 이런(경제나 외교안보 등 전반적인) 문제들이 생긴 것”이라며 법치의 회복을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소명으로 봤다.
그리고 정권교체 없이는 법치 회복은 물론이고 민생 안정도 경제 혁신도 불가능하다는 게 윤 전 총장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이들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요컨대 이 지사에게는 미래의 비전은 있지만 현 정권이 쌓아온 새로운 적폐를 어떻게 청산하겠다는 게 빠져 있고, 윤 전 총장은 신(新)적폐 청산을 약속했지만 아직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