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LG헬로비전, MZ세대 공략 속도…송구영式 체질개선

‘낡은 이미지’ 탈피…MZ세대 맞춤형 전략 도입 LG로 자리 옮긴 후 1년 7개월…주력 사업 변화 뚜렷 ‘로컬 필수채널’ 전략…콘텐츠에 연간 400억원 투자

2021-07-04     정두용 기자
송구영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LG헬로비전이 젊어졌다. CJ에서 LG로 자리를 옮긴지 2년도 안 돼 이뤄진 변화다. ‘낡은 이미지’ 탈피를 목적으로 도입한 전략들이 벌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4일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케이블TV·알뜰폰(MVNO) 등 주력 사업 전반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키워드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다.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잡기 위해 서비스 혁신에 공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LG헬로비전의 양대 사업인 케이블TV·알뜰폰 모두 시장에서 ‘낡은 서비스’ 취급을 받고 있다. 199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블TV는 ‘어르신의 전유물’로 전락한지 오래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미디어를 장악한 현 시장구조에서 ‘이미지 탈피는 불가능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기도 했다. OTT보다 ‘볼거리도 없고 불편한 서비스’를 해결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역시 ‘효도폰’이란 이미지 때문에 MZ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낡은 시장은 LG헬로비전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LG헬로비전은 이에 대대적 변화를 선택했다. 2019년 12월 24일 LG로 자리를 옮기며 “시장을 선도하고 고객에게 사랑받으며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LG헬로비전은 출범과 동시에 송구영 당시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 열린 2020년 시무식에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품질 개선을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봤다. 송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의 서비스를 고객과 시장에 제대로 알려야 할 때”라며 ‘고객가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LG헬로비전은 송 대표 체재 아래 급격하게 변화했다. 송 대표는 케이블TV 품질부터 손봤다. 지난해 3월 헬로tv의 모든 실시간 채널 화질을 풀HD로 업그레이드하고, 지난해 8월엔 헬로tv의 사용자환경·경험(UI·UX)을 개편했다. 고해상도 서비스란 기본적 요건을 갖추고 콘텐츠 중심 서비스란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품질 개선 이후엔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신규 콘텐츠 4편을 선보이며 ‘로컬 필수채널’ 전략을 본격화했다. 신규 프로그램엔 강호동·김수로·이수근·송은이·장윤정 등 국내 최정상급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콘텐츠 콘셉트를 ‘로컬테인먼트’로 잡고 동네의 가치를 MZ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재의 예능으로 풀어낸다는 복안이다. LG헬로비전은 콘텐츠 강화를 위해 연간 약 4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CJ헬로 때와 비교해 약 2배 늘어난 규모다. LG유플러스 ‘U+모바일tv’, 미디어로그 ‘더라이프’ 등 송출 채널도 다양화했다. 송 대표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는 알뜰폰 변화로도 나타났다. LG헬로비전은 비대면 문화에 익숙하고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 2015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헬로모바일 온라인 직영샵 ‘다이렉트몰’ 운영을 강화했다. 지난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심 가입비중은 90%를 넘어섰고, 유심 가입고객의 ‘셀프 개통’ 이용률은 약 30%를 차지했다. 다이렉트몰 신규 가입고객 중 30·40세대 비중은 전체의 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헬로비전은 실적 상승으로 변화의 성과를 입증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5.7% 증가한 10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47.5% 증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알뜰폰 사업의 경우 LTE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주력 사업 위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긍정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콘텐츠 강화·알뜰폰 혁신 외에도 라이브 커머스와 같은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도입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