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차·기아, 전기차 전환 잰걸음
2021년 전기차 원년… 2025년 연간 100만대 판매 목표
유럽, 미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서 급성장…투자 가속화
제네시스 첫 전기차 출시 목전… 초고속 충전소 확대에도 심혈
2021-07-04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올해를 ‘전동화 원년’으로 선포한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시장 대비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는 2021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보고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연간 100만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통틀어 총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2040년부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맞춰 현대차·기아는 반도체 대란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판매 확대를 이뤄내고 있다. 양사는 올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7만6613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체 글로벌 성장세(27.2%)를 크게 웃돈 수치다. 특히 현대차는 1~5월 북미 판매량이 9591대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는 1만599대, 유럽 판매는 2만1393대로 각각 46%와 31% 성장을 보였다.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 20만대를 돌파한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누적 10만대를 달성한 데 이어 1년 만에 20만대를 넘어섰다. 2014년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이룬 성과다.
유럽 시장에는 상반기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에 이어 하반기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도 투입된다. 전용 전기차의 본격 진출로 유럽 판매량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와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아이오닉5는 올 4분기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전기차 현지 생산 등을 위해 74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미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현지 전기차 동향 및 생산거점을 점검했다.
중국 판매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2021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아이오닉5와 EV6를 선보였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21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해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복안이다. 최근 상하이에 ‘선행 디지털 연구소’ 설립도 완료했다. 현지 맞춤형 전략에 초점을 맞춰 전동화‧자율주행‧공유 모빌리티 등 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프리미엄 전기차를 속속 내놓는 가운데 제네시스도 첫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을 조만간 출시한다. 이 모델은 내연기관 기반 G80의 파생모델로, 87.2kWh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최대 427km를 주행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하는 GV60(프로젝트명 JW)과 GV70 전기차 모델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주행 성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E-pit)’를 70기가량 설치했으며 연내 48기의 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피트 충전소는 350kW급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를 갖추고 있으며 800V 배터리 충전 설비를 갖춘 최신 전기차는 18분 안에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 해외에선 유럽 최대 초급속 충전 네트워크 업체인 아이오니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유럽은 물론 글로벌 주요국에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