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인사 열쇳말 ‘디지털 역량 강화’
신한銀, 본부 전입 80% MZ세대
“디지털 전환, 인사 변화의 바람”
2022-07-05 황인욱 기자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소규모 인사지만 방향은 확고했다. 대부분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들(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이달 들어 모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디지털부서장 및 지점장 45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을 55%로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예년에 비해 15%가량 오른 수치다.
신한은행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방침과 더불어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 위해 ICT·디지털 및 미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부문에 대한 과감한 인력을 지원했다. 본부부서 전입 직원의 80%를 MZ세대로 채운 것도 디지털 역량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
KB국민은행은 부점장급 소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에 장갑경 본부장을 승진시킨 것을 제외하면 국내 9개 지점장과 본부부서 부장 1명만 승진 및 전보 인사를 했다. 국민은행은 힘을 비축해 내년 상반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틀은 마련되어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전환의 실무를 맡는 25개 플랫폼 기술 조직을 8개 사업그룹내 배치했다. 디지털과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고객 관점에 기반한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하고, 올해 4월레는 박기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테크기술본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인사와 조직개편도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은행은 ‘WON컨시어지영업부’와 ‘디지털PB팀’, ‘비대면PB사업팀’을 신설하고, 김성중 WON컨시어지영업부서장 외 지점장 및 본부부서장 111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선호고객 고객경험 강화와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강화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정기 인사에 대해 구체적 사안은 준비 중이다. 이달 중순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것은 없지만 하나은행도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자산관리그룹 신설 등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이 금융시장에 진입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은행 인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며 “내부 직원들 중 IT쪽으로 역량을 쌓는 인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부서의 경계를 깨며 겸직하는 인원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