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 코로나19 비상…3주전 입대한 훈련병 53명 뒤늦게 확진
軍 역대 두번째 규모 집단확진, ‘접종완료 후 확진’ 사례 잇따라
2022-07-0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군 최대 신병 훈련 기관인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군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육군훈련소에서 총 5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53명 중 52명은 약 3주 전인 지난달 14일 입소한 훈련병들이다.
52명 중 37명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동선이 겹치는 400여명을 대상으로 긴급 검사를 실시한 결과 16명이 추가 확진됐다. 10여 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통상 신병들은 입소 직후 곧바로 훈련에 투입되지 않고 약 열흘 간 2차례 유전자증폭(PCR) 검사 및 예방적 관찰을 위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한다. 확진자들도 입소 당일과 8일 차인 지난달 22일 2차 검사를 받은 결과 전원 음성으로 확인돼 이튿날인 23일부터 코호트 격리가 해제돼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이날까지 최소 2주간 정상적으로 훈련을 받던 상황에서 1명이 뒤늦게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뒤 확진됐고, 추가 검사에서 무더기로 감염이 확인됐다.
육군훈련소 확진자 중 나머지 1명은 훈련소 내 다른 부대 훈련병으로, 지난달 28일 입소 후 코호트 격리 중 가족이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고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하루새 53명의 확진자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하루 6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에 이어 단일 부대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백신 접종이 원활히 진행되며 군내 확진 추세가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커지면서 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관련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결과는 질병관리청에서 종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군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확진된 인원은 모두 ‘동일 중대 소속의 훈련병’으로 간부와 병사 등 기간 장병은 없다”며 “염려할 부모님을 위해 ‘육군훈련소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진자 현황 및 부대 조치사항 등에 대해 수시로 알려드릴 예정”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지정 의료시설로 이동하는 확진자’는 물론이고 '보건당국 기준 및 군 자체 기준에 의한 예방적 격리자'에게는 개인 휴대전화를 지급해 부모님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육군훈련소 53명 외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직할부대 군무원과 경기도 성남 공군 병사, 동두천 주한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는 카투사 등 3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군내 누적 확진자는 1089명으로 늘었다.
이 중 카투사 확진자는 지난 5월 미군에서 1회 투여용법으로 개발된 ‘얀센' 백신을 맞은 병사로, 백신접종 완료 2주가 지나 확진된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이로써 군내 장병이 권장 횟수만큼 접종을 완료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는 현재까지 화이자 1명, 아스트라제네카 1명, 얀센 3명 등 총 5명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 개편을 추가 연장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현행 ‘군내 거리두기 2단계’를 오늘 14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 부대관리지침을 적용하되, 사적모임·회식·행사 등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군내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은 전날까지 누적 21만2389명이 완료됐고, 이는 1차 접종자(39만5000여명)의 53.8%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