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석유로 돌아가는 산업들, 엇갈리는 2분기 컨센서스

정유 ‘흐림’ 해운 ‘맑음’ 항공 ‘구름’ 석화 ‘맑음’ 정유업, 유가상승에도 정제마진 낮아 수익성 개선 안 돼

2022-07-08     조성준 기자
석유공사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정유, 해운, 항공, 석유화학 등 석유제품과 직결된 기간산업계가 2분기 실적 전망을 서로 달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산업군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업황에 많은 영향을 준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이은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코로나 시국이 연장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석유를 사용하는 산업군들에도 코로나 추이가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이 불황의 늪에 다시 빠진 가운데, 해운업은 일부 해운사가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등 전망이 좋다. 항공업은 화물·여객선 별로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고, 석유화학은 코로나 특수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선 정유업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반등하지 못하며 침체돼 또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을 넘기면서 올해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분기에는 추가 반등을 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개선된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정작 정제마진이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 핵심 지표로, 지난달 4주차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배럴당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이 1배럴을 정제하면 1.7달러의 이익이 생긴다는 뜻으로, 통상 4~5달러대는 돼야 손익분기점 수준의 정제마진으로 여겨진다. 정유사 정제마진 악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거의 손익분기점 이하였고, 특히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정제마진 또는 0∼1달러를 맴돌았다. 그러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회복, 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2∼3달러대로 반등하며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효과를 냈지만 4월 말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재고 관련 이익을 올리는 단기 실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게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정제마진 회복이 더뎌지자 일각에서는 하반기 반등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증권업계는 하반기 업황 회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위정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제마진 약세 요인은 인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일시적 수요 감소와 고유황 연료유(HSFO) 가격 하락”이라며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에 따른 이익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