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용등급 강등기업 10년 만에 최고
경기침체 장기화로 건설·조선·해운업계 자금난 심화
2014-07-2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STX그룹 사태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 회사채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기업 수가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28일 나이스신용평가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나이스신용평가가 회사채(무보증 선순위 회사채 기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총 17곳(잠정)으로, 이는 2003년 상반기에 25개사의 등급이 하향 조정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21개사로, 하향 조정된 업체 수보다 많았다.연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업체 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을 제외하면 매년 하락 업체 수보다 많았다.1998년엔 상향 업체가 3개사로 하락 업체 수(55개)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엔 상승이 31건, 하락이 30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올 상반기 하향 조정 업체 수가 늘어나면서 신용등급 상향업체 수를 하향업체 수로 나눈 상승/하락배율은 1.24로 집계돼 2009년 상반기(1.1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특히 하향 업체 수에는 경기가 어려울 때 늘어나는 부도기업(D등급) 수가 제외된 데다 올해 유난히 많았던 신용등급 전망이 조정된 사례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이들 사례까지 합치면 강등 업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강등된 업체 수가 많았던 것은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건설·해운 업종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다.또 태양광 업종에서도 업황 부진으로 등급이 강등된 사례가 많았다.국내 신용평가뿐 아니라 해외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작년 4분기 포스코에 이어 올해 들어 KT, 이마트, GS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 일반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이에 따라 S&P의 경우 상승/하락배율은 작년 4분기 이후 줄곧 1을 밑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