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박석준 ‘투디지트’ 대표, “플럼 통해 ‘주담대’ 공급 확대”
‘주식담보대출’ 플랫폼 ‘플럼’ 연내 베타 테스트 변동성 높아 대출 어려웠던 ‘코스닥’ 종목도 가능 향후 인니 등 해외 투자자 대상 서비스 확대
2022-07-1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무려 2600조원에 달하지만, 신용융자 규모는 40조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증권사 규제로 인해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
#“새로운 시장이 있다고 판단한다. 잠재해 있는 주식담보 대출 수요가 많다. 한도가 제한돼 있는 증권사를 대신해 투디지트가 투자자들의 욕구를 해소해 줄 것”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개인 간 거래)업체 ‘투디지트’ 박석준 대표가 내린 진단이다. 그는 국내 유일의 주식담보대출(주담대) 플랫폼인 ‘PLUM(플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플럼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현재 베타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박석준 대표는 ‘투디지트’ 창업 이전 KT의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금융IT 업무를 12년간 해왔다. 향후 금융시장이 인공지능(AI)과 IT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판단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카이스트와 협업해 2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한 그는 주담대 플랫폼 ‘플럼’ 개발에 성공했다. 원래 플럼은 암호화폐(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코인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로 인해 주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는 8월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온투업) 등록도 계획하고 있다. ‘플럼’은 AI를 통해 수십 년간 국내 시장에 누적된 기업 데이터를 종목 분석에 활용한다. 정밀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값을 바탕으로 최종적인 가치를 평가하고, 담보비율과 한도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통상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높아 담보 잡기가 어렵지만 플럼은 종목별 리스크 수준에 따라 담보비율을 차등화해 위험요인을 낮췄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처럼 변동성이 낮은 종목의 주식은 담보비율을 100%로 설정해 대출 한도를 높여준다. 반면 변동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의 경우 담보비율 적게 설정하는 대신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다. 통상 주담대 하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박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주식을 안전하게만 관리할 수 있다면 충분히 담모물로써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담보물에 대한 가치 평가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코스닥 종목의 경우 주담대를 빌리기 쉽지 않다”면서 “플럼은 위험한 종목에 대해서도 적정 담보비율을 설정할 수 있어 다양한 종목에 대해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투디지트는 플럼의 국내 시장 안착 이후 해외 투자자 유치까지 바라보고 있다. 국내 투자를 원하는 해외 투자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해외 거주자가 국내 계좌를 만들려면 항공 등을 이용해 관련 서류를 우편물로 보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디지트는 해외 거주자가 국내 계좌 개설 시 스마트폰 하나로 간소화할 수 있도록 ‘전자계약’ 방식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으로 신청한 상황이다. 당국의 최종 승인이 나면 해외에 거주하는 투자자도 플럼을 통해 주담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인도네시아 투자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본시장법이 단순해 해외 계좌를 만드는 데 별다른 규제가 없다”면서 “BTS(방탄소년단) 등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와 연계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외국인 투자 유치면에서도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문턱은 아직 있다. 주담대를 받으려면 계좌가 필요한 데 관심을 보이는 증권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리테일(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증권사의 경우 투디지트와 협업한다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