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운임 4천선 ‘턱밑’…해운·수출기업 엇갈린 표정
9주째 역대 최고치 경신…HMM 최대 실적 전망 vs 수출기업 ‘울상’
2022-07-11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4000선 턱밑까지 올랐다.
해상운임 급등에 해운업계 실적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수출기업의 수심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9일 전주 대비 27.21포인트 오른 3932.35를 기록했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SCFI는 지난 5월 14일 이후 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 노선이 운임 상승세를 이끌었다. 미주 동안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02달러 뛰어오르며 최고치인 9356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도 1FEU당 80달러 상승하며 5024달러를 찍었다.
다만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6741달러로, 전주 대비 45달러 떨어졌다.
해운업계는 최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들면서 SCFI가 조만간 4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추수감사절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나는 시기라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운임이 치솟으면서 해운업계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 선사인 HMM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1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4351억원으로, 시장기대치를 약 40% 이상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운임 강세와 견조한 컨테이너 수요 증가로 깜짝실적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수출기업들은 속만 타고 있다. 특히 미주 동안 운임이 1만달러에 육박하는 등 수출이 집중된 미주노선 운임이 크게 오르고, 물동량 증가로 선복 확보가 어려워지자 중소 수출기업들의 아우성은 그치질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가 HMM과 협의해 이달부터 미주 항로를 운항하는 임시선박을 월 2회에서 월 4회로 증편하기로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내보내는 물량이 많아도 운임이 너무 비싸 빚내서 수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그마저 배가 없어 보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