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테트라포드 낚시만큼은 그 위험성 인식 확산으로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자제 노력 있어야
2021-07-12 태안해양경찰서 신진파출소 신현주 순경
[매일일보] 청운(靑雲)의 꿈과 함께 해양경찰로 첫발을 디딘 이곳 신진항 파출소 근무 첫날 즐비한 어선들과 줄이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어항마을의 진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한데, 기대반 걱정반 해양경찰 삶의 포부를 다졌던 그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밤낮을 밝히는 불빛들로 역동적 에너지가 가득한 신진항은 국가어항답게 수많은 어선들이 베틀북처럼 쉴세없이 드나들며, 풍성한 어획물 하역 위판장엔 새벽을 여는 경매인들의 목소리로 우렁찬, 그야말로 삶이 꿈틀되는 곳이다.
이렇듯 항상 설레는 기대감 가득한 신진항 소개를 좀 더 하자면 우측에는 ‘마도(馬島)’라는 섬이, 좌측에는 ‘부억도(富億島)’라는 섬이 둘러 있어 그 수려한 풍경을 찾는 전국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선시대 난파 무역선 등에서 유물들이 대거 출토되는 곳으로, 지명에서 보듯 그 옛날 무역항으로서 면모가 면면히 이어오는 곳이다. 게다가 주변은 낚시 명소로도 유명하여 날마다 광어, 우럭 등 손맛을 보려는 낚시객들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해양환경 보호 등 해양치안을 전담하는 해양경찰로 근무하면서 부푼 기대감 만큼이나 직업병과도 같은 걱정도 늘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관광과 낚시 명소인 신진항을 찾는 인파는 날로 줄을 잇는데 바닷가를 찾은 들뜬 분위기에선지 관련 연안 안전사고도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포구 방파제 소위 ‘테트라포드(tetrapod)’에서의 위험사고는 찾는 이에게 소리없는 경종을 크게 울리고 있으나 아직 알지 못하는 분들이 적잖은 것 같다. 대표적 위험장소인 그 곳 인근에 텐트를 치고 심지어 일부 낚시인들은 출입항 어선 항행이 빈번한 주변 테트라포드 하단부까지 건너가 손맛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는데, 본인 생명에 얼마나 위험천만한 행동인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일명 사발이라고도 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테트라포드는 표면이 둥글고 미끄러운데다가 지지대나 손잡이가 없어 추락하면 매우 위험하여 자칫 인명사상(死傷)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해양경찰은 이러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연안안전 지킴이’와 함께 지속적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때마다 가슴 조이며 ‘재난예경보시스템’ 대공방송으로 그 위험성을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즉시 이동할 것을 권고하는 등 안전계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간혹 일부 사람들은 방파제가 출입 금지구역이 아닌 이유를 들어 반발하기도 한다.
연안사고 안전관리의 가장 큰 걸림돌, 테트라포드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지성적 각성으로 선진 해양안전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양경찰의 홍보계도 활동은 진행형의 과제로 계속되고 있으나, 항포구 방파제 인식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안전 사각지대인 테트라포드에서의 낚시레저만큼은 법규제 이전에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인 자제 노력이 함께하면 좋겠다.
오늘도 신진항 관내 순찰에 나서는 나의 마음은 첫출근 당시 가졌던 부푼 기대가 현실로, 직업적 걱정은 기우(杞憂)의 과거로 남길 바라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품은 소중한 삶의 미래를 위해 청운의 꿈들을 맘껏 펼쳐가려 한다.
태안해양경찰서 신진파출소 신현주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