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이어 앞으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도 단위가격표시를 의무토록 하는 개정안이 예고됨에 따라 ‘단위가격표시제’가 소비자들의 스마트한 알뜰 소비 트렌드로 정착할지 주목된다.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단위가격 표시의무 점포를 기존 대규모 점포(매장면적 3000㎡ 이상 대형마트·백화점·할인점·복합쇼핑몰)에서 SSM과 같은 준대 규모 점포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고시 개정안을 예고했다.특히 종전까지는 판매가격 표시에 최소 크기 기준을 별도로 두지 않아 경쟁 제품의 단위가격을 비교하기 불편했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이번부터는 단위가격표시를 한글파일 기준 10포인트 이상, 소비자 판매가격은 15포인트 이상으로 판매가격 표시의 크기 하한을 정했다.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SSM과 같은 준대규모 점포에서 판매하는 음료·유제품·과자·냉동식품·장류·생수·주류·샴푸·세제 등에는 단위가격을 표시해야 한다는 별도 규정이 없었다.하지만 롯데슈퍼, GS슈퍼 등 일부 SSM들은 이미 대규모 점포들처럼 단위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한 SSM 업체 관계자는 “이미 예고 전부터 중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공산품을 비롯한 대부부문의 품목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단위가격 표시를 해왔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단위가격표시제로 인해 유통업체들이 저가 정책에 영향을 받느냐는 질문에 “단위가격표시제로 인해 특별히 저가 마케팅을 펼치기보다는 이미 저가 위주로 판매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제조업체 역시 단위가격표시제를 기점으로 가격 경쟁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미미한 수준이나 소비자들의 현명한 구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 관계자는 “(단위가격표시제는) 정가가격에서 그램당 가격을 산출해 투명하게 가격을 오픈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을 비교·구매할 수 있으니 효율적일 것”이라며 “넓게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 가격까지 합리적일 경우 결국엔 소비자들 뇌리에 확실히 인정받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도 종전보다 확대·보완된 단위가격표시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놨다.장은경 한국소비자원 서비스조사팀장은 “가격은 소비자 구매 선택 시 중요 요소인 만큼 상품의 다양성을 고려해 구매할 수 있고, 따라서 가격표시를 근거해서 살지 말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으니 제도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