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차·기아, 급한 불은 껐지만...총파업 불씨 여전
현대차그룹, 총파업 위기 넘겼으나 입장 차 커
성과급 인상 및 정년 연장 합의 어려워 재교섭 결과 지켜봐야
2021-07-15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현대차그룹은 3년 만의 총파업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성과급과 정년 연장안에 대한 이견이 커 당초 목표한 하계 휴가 전까지 노사 합의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노조)는 올해 임금 9만9000원 인상, 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 최장 만64세 정년 연장, 국내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사측에 제안했다. 사측은 지난 13차 교섭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2021년 특별주간2연속교대 10만포인트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와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고,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일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으로 2년 연속 파업 없이 임단협을 타결했고, 지난해에는 기본급을 동결했다.
파업 현실화로 갈 것 같던 현대차는 일단 양측이 재교섭을 하기로 하면서 총파업이 보류된 상태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이 지난 9일 이상수 노조지부장을 직접 찾아가 교섭 재개를 요청한 데 이어 이날 사측이 노조에 제안한 재교섭을 노조가 수용한 것이다.
현재 양측은 14~20일을 성실 교섭 기간으로 설정하고, 집중 교섭에 들어갔다. 15일 현대차 노조 측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14차 교섭에서 장기근속자 우대, 정년연장, 미래협약, 해고자복직 문제가 논의됐고, 15~16일에 15차·16차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15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 "더 이상의 말장난 통하지 않는다. 사측, 파국 원치 않으면 화끈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주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노조는 사측의 13차 교섭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은 상황이다. 그 대신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전기차 생산에 따른 일자리 유지 등 당초 임단협 요구안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쟁점이 되는 성과급과 정년 연장안을 사측이 새로 제시하고, 수정안을 노조가 어디까지 받아들이냐의 여부에 따라 현대차 총파업 여부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 역시 현대차처럼 임단협 결렬 선언과 파업권 확보를 그대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 총파업을 지지하며, 연대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측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상반기 7만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데다 코나 전기차 화재 리콜 결정으로 충당금 지출 등 악재가 뒤따라 노조 측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